신장과 면역기능
박용진/ 풍성한의원 원장(tel: 031-946-2275)
날씨도 절기(입추)를 무시하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일주일 전만 해도 더운 날씨와 열대야로 잠을 설치곤 하였는데 벌써 선선한
아침 저녁바람이 부니 신기할 따름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곡식은 잘 자라겠지
만 우리 몸은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치고 에어컨 바람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후
이다. 한방에선 중서(中暑)와 주하(注夏)로 여름병을 나누고 있다.
중서증은 갑자기 날이 더워져서 뜨거운 기운을 맞은 것으로 두통, 발열이 심
하면서 일사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대체로 초여름에 많으며 시원한 음료
나 몸을 식혀주는 약물로 어느정도 치료될 수 있다. 더위에 너무 힘든 일을
지속적으로 하지 말고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맛이 신 과일주스가 도
움이 된다. 향유,백편두,모과 같은 약물로 차를 끓여 먹는 것도 중서증을 예
방하는 효과가 있다.
주하증은 계속해서 더운 곳에 있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못
하면 몸의 음
적인 기운이 말라서 무기력과 두통 발열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여름이 다 지날 무렵에 몸이 여름에 지칠대로 지친 후에 생긴다. 흔히
들 말하는 냉방병도 한방적으로는 주하증에 속하는 것이다. 몸을 어느 정도
보충해주는 약재가 도움이 된다.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많이 찾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삼, 오미자, 맥문동의 약재를 차처럼 끓여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서증은 더위만 잘 피하고 가능한 휴식을 많이 하는 것 만으로 어느 정도 피
할 수 있지만 주하증은 우리 몸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장기의 여러 부분을 약
화시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장기능을 약화시키면 몸의 면역기능도 약해지
게 된다. 그러면 초가을부터 감기를 매달고 살게 되고 그 감기가 겨울에는 천
식이나 해수로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옛부터 초가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보약한재 먹어야 한다는 말
이 단순히 가을이 약을 먹기 좋은 계절이라는 뜻보다는 여름에 지친 몸을 초
가을에 보충을 하고 건강하게 만들면 가을과 겨울의 건강이 보장되는 것을 알
아서 일 것이다.
한의학이 보약이나 짓고, 마치 건강원이나 보신탕집과 비슷
하게 인식 되어진
적도 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WHO에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를 병이 생기기전에 예방하는 것이라 한
것처럼 한의학은 옛부터 몸이 병들기 전에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