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삐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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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원장(풍성한의원 031-946-2275)

얼굴이 삐뚤어졌어요I
어느 날 아침 찌뿌드드한 몸을 일으켜 두서너번 활개짓을 하여 몸을 푼 다음 
평상시와 같이 세수를 하려고 화장실로 가서 칫솔에 치약을 짜서 바르고 이빨
을 닦으면서 아무생각 없이 양치질을 하려고 입으로 물을 머금는 순간에 한
쪽 입가로 물이 주르르 흘러내려 조금은 이상하다 싶었지만 다시 한번 물을 
들이키면서 입술을 오므리는 순간 다시 쓰다듬으며 거울 앞으로 황급히 다가
가서 얼굴을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자세히 관찰하니 이미 얼굴 한쪽이 일그러
져 있고 눈과 입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한쪽으로 쏠려 있음을 확인하
게 되었고 순간 크게 당황하게 된다. 구안와사는 대부분 감기 기운이 있거나 
찬바람을 쏘였을 때 귀 뒷부분에 가벼운 통증이 생겼다가 반나절쯤 지나면 얼
굴 반쪽이 일그러지는가 하면 어느 경우는 아무 증상 없이 아침 자리에서 일
어나 보면 이내 얼굴 한쪽이 마비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병은 남녀노소
의 구분이 없으나 환자의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많고, 20-50대 연령층
에 많지만 어린아이나 노인에게도 발병한다.
얼굴신경의 마비는 뇌의 질환과 같은 중추신경의 장애로 오는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는 단순한 얼굴근육의 마비뿐만 아니라 한쪽 손발에 힘이 빠지는 등
의 다른 증상도 같이 오므로 여기서 말하려는 단순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인 
구안와사와는 구별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Bell씨 마비라고도 하는
데 보통 구안와사 등은 여기에 속한다. 초기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이 
뻣뻣하여 잘 움직여지지 않으며, 마비가 온 쪽의 이마에 주름살이 없어지고, 
눈썹이 처지며, 눈이 감기지 않아서 눈의 흰자위가 나타나고, 입술이 한쪽으
로 처진다. 환자는 이마의 주름살을 잡으려 해도 되지 않고, 눈썹을 찡그리거
나 눈을 감을 수 없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거나 오무리면 마비가 안된 쪽으
로 입이 일그러져 잡아 당겨지고 입안에 공기를 들어 마시면 마비된 쪽 입술
에서 새어나가며 휘파람이 불어지지 않는다. 식사를 하면 음식물이 마비된 
쪽 이틀과 볼 사이에 끼어 나오지 않고 한쪽으로 침이 흘러나온다. 눈을 감
을 때면 눈알이 위로 치켜 올라가고 눈꺼풀
이 뒤집히면서 눈물이 흘러내린
다. 얼굴은 마비가 되지 않은 쪽으로 잡아당겨지므로 병이 잡아당겨진 쪽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 반대쪽이 마비된 것이다. 이때 눈을 
위로 올려 떠 보아서 이마의 주름살이 얼굴의 마비된 쪽에 생기면 이것은 중
추성 마비이고 반대쪽에 생기면 이것은 말초성 마비로서 감별이 용이하다.

얼굴이 삐뚤어졌어요II
안면에 분포된 신경은 표정을 관장하는 운동신경과 지각을 관장하는 감각신경
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고 분포도 다르므로 안면신경마비에 표정은 마음대
로 되지 않아도 통증은 수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얼굴의 근육은 턱의 운
동을 관장하고 교근(咬筋)만이 관절운동을 하고 그 밖의 근육은 표정만을 관
장하는데 어느 근육이 마비되었는지는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가 왜 오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감기바이러스의 감
염 등으로 안면신경이 경상돌기공이라는 뼈의 구멍을 빠져 얼굴로 나오는 부
위에서 부종을 일으켜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찬바람과 같
은 외기의 영향, 담(痰)이나 어혈(瘀血)과 같은 
병적 산물 및 신체의 허약과 
같은 조건들로 하여 안면에 분포된 경락(經絡)에 기혈(氣血)순환이 되지 않아
서 온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치료는 이와 같은 병적 조건을 제거하여 경락
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주는 것이 관건이 된다. 단순한 안면신경마비인 구
안와사는 일정한 시기를 두고 자연치료가 되지만 뇌종양·동맥류·신경의 염
증·중독·나병·매독·근무력 및 기타 혈액질환이 원인인 경우는 예후가 불
량하다. 특히 젊은 여성인 경우는 회복이 늦어지거나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
나 하는 불안감과 공포로 심한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크게 염려하고 
긴장할 필요는 없지만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2-3주의 치료로 상당한 호전을 가져오지만 쉽게 치료되지 않
고 만성화하면 간혹 안면근육이 실룩실룩하는 경련을 일으키고, 입이 오히려 
마비된 쪽으로 잡아당겨지면서 코와 윗입술 사이의 인중부분이 더욱 움푹 들
어가고, 눈이 가늘게 떠지며 정서불안 등의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이때 눈
을 감으면 입 한쪽이 위로 치켜 올라가면서 윗입술이 떨리고, 이빨을 들어내
려면 눈이 감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한의학의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침구치료 외에 안마 및 습포 등 다양한 방법
이 있다.
약물치료는 급성기와 만성기에 따라 달라진다. 발병초기에 급격히 입과 눈이 
삐뚤어지고 아래 턱 관절 부위에 통증이 있고 으슬으슬 추우면서 미열이 있으
면 이것은 소위 풍담(風痰)이 경락을 막아서 발병한 것이므로 견정산(牽正散)
이라는 약을 써서 풍담을 없애고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를 하면 
효과가 있다.

얼굴이 삐뚤어졌어요III
만약 평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
이 뛰고 옆구리가 결리는 증상을 겸한 경우는 단치소요산(丹梔逍遙散)이라는 
약을 써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마비를 풀어주어야 한다. 구안와사가 오래 
되었는데도 잘 낫지 않는 경우는 소위 기혈(氣血)이 허약하여 전신의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많다. 만약 얼굴이 창백하고 어지러우면서 빈혈증상을 보
이는 사람은 혈허(血虛)에 속하므로 보혈(補血)하는 약을 쓰고,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입맛이 없는 등 기허(氣虛)한 경우는 보기(補氣)하는 약을 쓰
는 것이 근
본치료가 된다. 내복약 외에 여러 가지 약물을 배합하여 병처에 붙
여서 신경을 자극하여 마비를 풀어주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남성·마전자
·송향을 가루로 만들어 벌집과 땅콩기름에 반죽하여 두고 조금씩 떼어 불에 
열을 가하면 눅진눅진한 고약이 되는데 이것을 마비된 쪽의 경혈에 붙이기도 
하고 또 생남성 가루를 생강즙에 개어서 당처에 바르기도 한다. 구안와사의 
치료에는 약물요법 외에 침구요법과 안마요법도 효과적이다. 침은 주로 마비
된 쪽의 입술 끝부분에 있는 지창혈에서 턱관절 부위를 관통하는 침법이 주
로 응용된다. 침구요법에 활용되는 경혈과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
로 전문가의 엄밀한 진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외에 거울을 보면서 안면
근육의 동작을 취하여 근육의 흐름에 따라 마사지를 하거나 주요 경혈 부위
에 지압을 가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
방과 조리이다.
첫째, 환자가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긴장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예후는 좋
으므로 지나친 정신적 긴장을 풀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리를 하지 않
아야 한다.
둘째, 어느 경우에도 
음식주의에 유의하여야 한다. 과음, 과식과 자극성식품
의 섭취는 병의 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마비된 곳에 찬바람을 쏘이는 일은 좋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따뜻
한 물찜질을 1일2-3회 하는 것도 좋다.
넷째, 거울을 보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 보고 안면근육이 움직이는 방향
에 따라 마사지를 하거나 하관·지창·협거·인중과 같은 경혈 부위를 뻐근
할 정도로 지압을 가해주는 것이 크게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