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립성 조절장애
박용진 원장/ 풍성한의원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기를 힘들어하고 일어났을 때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학교 조례시간에 오래 서 있으면 마치 뇌빈혈 환자처럼 잘 쓰러진다면 기
립성 조절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기립성 조절장애의 다른 표현은 자율신
경실조증이라 하는데 성장속도가 빠른 초증학교 고학년 아동에게 많으며
특히 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현기증, 뇌빈혈이 생기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
은 예전부터 많이 있었는데 정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아서 다만 초기 결
핵, 기생충증 정도로만 생각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육체적으
로 정신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일 때 나타나는 자율신경의 실조로 인한 기
립성 조절장애라 알려졌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아이의 안색이 푸르고 식욕이 없고 심한 복통이 있고
빨리 피로해하며 자주 두통이 있고 멀미를 잘하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악
화되면 어지럼증이 자주 생기고 서있으면 힘들고 심하면 쓰러지게 된다.
또 목욕할 때나 싫은 것을 보거나 들어도 구역질이
나며 기분이 나빠지고
아침에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오전중에 컨디션이 나쁘다.
증상은 주로 늦봄, 5월경부터 한여름까지 증상이 악화되고 일반적으로 겨
울에는 증상이 소멸되거나 작아진다. 대체로 소아의 성장이 4 – 6월 경에
는 키가 크고 가을에는 몸무게가 는다. 키가 크는 시기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와 일치하므로 아이가 키는 크지 못하고 몸무게만 늘수도 있다.
기립성 조절장애는 어린이의 부모, 특히 어머니에게도 같은 증상이 많이
발견된다. 어떤 어머니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뇌빈혈을 일으킨 적이 있고
지금도 현기증을 많이 일으킨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조금만 움직여
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배가 아프며 멀미가 잘 생긴다. 그 중에는 그러한
증상으로 인해 심장신경증 치료를 받고 있으나 좀처럼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혈압도 낮은 경우가 많고 계속 소화가 안되고 몸은 많이 마르고 안
색이 안좋고 실제로 혈액검사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10이하인 경우도 많다.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 하며 잠시의 외출에도 다음날까지 피로가 풀리지 않
게 된다.
한방적으로 기립성 조절장애인 경우 음증, 허증, 수독(水毒)
으로 볼 수 있
다. 체중이 빠지고 기운이 없고 몸이 차며 기운이 없는 것은 음증, 허증의
소견이며 계속 소화불량, 두통, 부종, 식욕부진, 구토의 증상은 수독이라 볼
수 있다.
치료는 수독이 있다면 풀어주고 난 후에야 기운을 돕는 약이 효과가 있고
수독이 없는 경우라면 비위를 튼튼히 하고 온 몸의 기순환을 원활히 하는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독을 풀 수 있는 처방으로 영계출감탕, 반하
백출천마탕 등이 있고 기운을 돕는 약으로 보중익기탕, 소건중탕 등이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