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논단| 낙태죄 위헌 판결에 대하여<1> _ 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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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_ 주제논단
낙태죄 위헌 판결 논단<1>

* 사회의 시의적 현안들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을 위해 애쓰는 우리의 모습들을 더욱 기대하며 최근의 낙태죄 위헌 판결에 관련해 투고된 글들을 함께 게재한다. 다소 중복된 언술이 있더라도 이해를 바란다. _ 편집자 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보며

 

<정요석 목사 _ 세움교회>

 

믿음과 성경을 내적 인식과 외적 인식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목사로서
간통죄와 낙태죄와 동성결혼금지법이 성경에 부합한다고 본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 성경의 가치를 잘 드러냄으로
좋은 영감과 통찰을 주어, 좋은 법과 제도와 문화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무엇이 옳은지 선지자로서 외치되 더불어 거룩함을 추구하는
제사장의 순결과 희생이 있어야 의를 세우는 영적 통치도 가능하다

 

1991년 12월 영국 Aberdeen 대학에서 석사 공부를 할 때, 학생회에서 에이즈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눠주었다. 에이즈를 피하기 위해 절제와 순결을 강조하는 대신에 콘돔 사용을 홍보하는 일은 나에게 문화적 충격이었다. 최근에 한국의 대학들도 성병, 에이즈, 임신을 피하기 위해 절제 대신에 콘돔을 나누어준다고 하니, 약 25년 만에 유럽을 따라가는 셈이다.

아내는 2005년에 넷째를 임신하여 진료 차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는 신청하지 않은 기형아 검사까지 무료로 해주는 과잉 친절을 베풀며, 다운증후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왔다며 양수 검사를 권했다. 우리 부부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설령 다운증후군일지라도 우리 부부는 태아도 생명체로 알고 키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검사를 통해 기형아가 정상아로 치료가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검사인 것이다. 가족분만실에서 넷째의 탯줄을 가위로 자를 때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운증후군이 아닌지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했었다. 넷째는 지금 중2로 과학을 좋아하며 잘 자라고 있다.

 

  1. 간통죄와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

2007년 10월에 가수 정모 씨와 간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옥모 씨는 간통을 부끄러워하기보다 2008년 1월에 간통죄의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했는데, 헌법재판소는 2008년 10월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후 2013년에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던 유부남 C와 여자 D는 간통하여 사법연수원으로부터 파면과 정직의 징계를 받았는데, 유부남 C가 이에 불복하여 간통죄의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하여 2015년 2월 26일에 형법 제241조 “배우자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간통죄는 “헌법상 보장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한다.”라며 7대 2로 위헌 판결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간통행위에 대하여 이를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국민의 인식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비록 비도덕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본질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그다지 크지 않거나 구체적 법익에 대한 명백한 침해가 없는 경우에는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간통죄는 폐지되고 있다.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지, 형벌을 통하여 타율적으로 강제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론지었다.

이정미, 안창호 재판관 2인은 소수의견으로 “간통죄의 폐지는 ‘성도덕의 최소한’의 한 축을 허물어뜨림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에서 성도덕 의식의 하향화를 가져오고, 간통에 대한 범죄의식을 없앰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성도덕의 문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 결과 혼인과 가족 공동체의 해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간통죄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합헌의견을 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11일에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과 제270조 제1항(의사낙태죄)이 헌법에 불합치하다고 판결하였다. 4명의 재판관이 불합치, 3명의 재판관이 단순위헌, 2명이 합헌 의견을 내었다. 4명의 재판관은 “자기결정권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간이 자신의 생활영역에서 인격의 발현과 삶의 방식에 관한 근본적인 결정을 자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권리다. 자기결정권에는 여성이 그의 존엄한 인격권을 바탕으로 하여 자율적으로 자신의 생활영역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고, 여기에는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임신상태로 유지하여 출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이 정한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임신기간 전체를 통틀어 모든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벌을 부과하도록 정함으로써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출산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불합치의견을 내었다.

3명의 재판관은 “임신 제1삼분기에 이루어지는 안전한 낙태에 대하여 조차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라고 단순위헌의견을 내었다.

이에 조용호, 이종석 재판관 2인은 “출생 전의 생성 중인 생명을 헌법상 생명권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생명권의 보호는 불완전한 것에 그치고 말 것이므로, 태아 역시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태아가 모체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임신한 여성에게 생명의 내재적 가치를 소멸시킬 권리, 즉 낙태할 권리가 자기결정권의 내용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과제를 이행하기 위하여 국가는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낙태를 금지할 수 있다. ……형벌로써 낙태를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태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만일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할 경우 현재보다 낙태가 증가하여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합헌 의견을 내었다.¹

2015년 2월 기준으로 미국의 50개 주 중 21개 주는 간통을 여전히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주가 사문화된 간통죄를 유지하는 것은 간통한 자들이 이혼소송을 당할 때 막대한 위자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이유가 크다. 미국의 간통에 대한 민사 소송의 판결과 사회적 비난은 매우 엄격하다.

 

  1.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 외적인식원리 성경

미국의 연방 대법원은 1973년 1월에 7대 2로 낙태죄를 위헌으로 판시하였다. 그리고 2015년 6월에는 미시건, 오하이오, 켄터키, 테네시 주의 항소법원이 판시한 동성결혼금지법이 위헌이라며, 헌법 14조의 평등 원칙에 따라 동성결혼이 헌법적 권리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5년 2월 26일에 간통죄를, 그리고 2019년 4월 11일에 낙태죄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과연 언제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릴까?

미국이 낙태죄 폐지에서 동성결혼금지법이 폐지되는 데에 42년이 걸렸는데, 아마 한국은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것 같다. 이유는 한국이 국제화(?)의 물결에 크게 동참하고 있고, 무엇보다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조에² 근거하여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각 영역에서 존중하는 형태로 판결하고 있는데, 이런 경향이 동성결혼에도 적용되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는 믿음과 성경을 내적 인식과 외적 인식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목사로서 간통죄와 낙태죄와 동성결혼금지법이 성경에 부합한다고 본다. 성경이 간통과 낙태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음을 살펴보는 것은 살인과 도둑질이 잘못된 것임을 살펴보는 것만큼 어렵지 않다. 네덜란드의 성경학자인 핌 프롱크(Pim Pronk)는 게이임에도 성경이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그렇다고 하여 지금 한국 일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에 반대하는 방법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잘못된 정치적 동기로 반동성애 운동을 하는 경향도 있고, 동성애만큼 나쁜 간통과 재정 횡령과 세습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간과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간통과 낙태와 동성애에 관한 성경적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 말씀에 따라 국가의 제도와 법과 문화가 제정되고 형성된다면 이 얼마나 아름답고 편한가!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시대가 흐를수록 힘들어진다. 국민들은 헌법 제10조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을 자신들의 소견에 따라 육신과 안목의 정욕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세상 풍조는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고, 일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는 이들이다. 그러므로 시대가 흐를수록 성경의 가치에 위배되는 법과 제도와 문화가 득세하기 쉽다.

 

  1. 세상을 향한 교회의 대처

이에 맞서 신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울은 고린도교회가 아버지의 아내를 취한 음행자를 통한히 여기지 않고, 그들 중에서 쫓아내지 않자 크게 책망하였다. 바울은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진다며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떡으로 명절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바울이 음행자들을 사귀지 말라고 했는데, 이것은 이 세상의 음행자들이나 탐심자들이나 우상 숭배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바울은 세상 사람들은 의례 이렇게 사는 것이므로 만약에 우리가 이들을 사귀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 밖에 나가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자들은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과 탐욕과 우상숭배와 속여 빼앗음을 하면 사귀지도 말고 함께 먹지도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밖에 있는 사람들을 누가 정죄하고 판단하는가? 바로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 신자들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고, 악한 자들을 우리 중에서 내쫓아야 한다.

신자들이 간통과 낙태와 동성애의 불법을 강조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신자들이 이것들을 하는 비율이 비신자들보다 낫기는 하지만 월등히 낫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까운 선한 교인이 바로 이것들을 하는 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도덕과 윤리를 너무 강조하면, 교인들은 교회 내에서는 모두 거룩한 척 하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일그러진 행위를 할 수 있다. 몇 주 전에 우리를 놀라게 한 모르몬교 신자의 마약 복용과 동성애는 그 좋은 예이다. B사감과 같이 욕망을 변태적으로 분출하는 일이 교인들에게서 벌어질 수 있다. 우리는 성도들이 육체와 마음의 욕구를 성경적으로 건강하게 해소하도록 가르치고 돕고, 그리고 별 수 없는 인간이기에 죄를 범하는 성도들이 나타날 때에는 무엇보다 사랑으로 대하며 권면하고, 재기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하나님의 율법을 잘 드러내되,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는 구원의 하나님이 동시에 강조되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서 성경의 가치를 잘 드러냄으로 그들에게 좋은 영감과 통찰을 주어, 그들로 좋은 법과 제도와 문화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악법이 폐지되고 선한 법이 만들어지도록 지혜롭게 여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때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과 유혹이 어느 당과 정치 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인데, 기독교인은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중 어느 하나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따라 사안별로 지지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과 과잉금지원칙이란 단어를 더욱 듣게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더욱 할 것이다. 사회와 문화의 영향력은 숨 쉬는 공기만큼이나 크기 때문에, 신자들은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고, 누구보다 우리의 자녀가 이런 가치를 학교에서 배운다. 신자들은 무엇이 옳은지 성경에 의거하여 잘 판단해야 하고, 성경에 의거한 성생활과 가정생활이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움을 삶으로 보여주며 서로를 격려하여야 한다.

동시에 교회가 사회를 향하여 간통과 낙태와 동성애가 잘못되었음을 외칠 때 교회 내부의 순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낙태와 동성애를 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습과 재정횡령과 성적 일탈을 한다면 세상은 너희의 들보를 먼저 보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다. 교회는 무엇이 옳은지 선지자로서 외치되 더불어 거룩함을 추구하는 제사장의 순결과 희생이 있어야 한다. 이때에만 왕으로서 불의를 제압하고 의를 세우는 영적 통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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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들은 모자보건법이 5가지의 정당화 사유 때에 낙태를 허용하여 여성의 인간 존엄을 배려하고 있다고 말하였는데, 그 다섯 경우는 아래와 같다.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1.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優生學的)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準强姦)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이처럼 우리나라 법률은 낙태를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허용하고 있다.

2) 헌법 제10조 제1항-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2항-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