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석의 북카페| 부흥 어게인 1907

0
30

부흥, 관계의 회복

부흥 어게인 1907

권문상 지음, 도서출판 브니엘, 2006.8

서평_조주석 목사|합신출판부 실장|

교회는 한 사람으로 구성될 수 없다. 거룩한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 이 사회
를 이루려면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되어야 한다. 이 말씀의 전파를 통해 교회
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사명도 수행한다. 

교회는 사명의식 갖춰야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수단이요 동시에 우리를 다스리는 
통치의 수단이기도 하다. 이 말씀에 대한 신자의 반응은 항상 순종으로만 나
타나지 않는다. 불순종으로도 나타난다. 이 두 방향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
의 경건이나 거룩한 사회인 교회의 자태는 드러나게 된다.
교회가 어느 일정한 민족 국가 안에 세워지면 교회는 그 나라의 사람들로 채
워진다. 그렇다면 교회는 문화적 한계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하는 물
음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의 교회는 한국의 전통 
문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영국의 교회는 영국의 전통 문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회의 역사를 살피면 어느 나라의 교회든 그 나라의 전통 문화에서 
해방되기란 여간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약 전통 문화의 영향력을 벗
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충만히 다스려지는 교회가 선다면 그 교회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성숙한 교회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교회의 부흥을 논하면서 오늘의 한국(인) 교회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를 비판적으로 진단한다. 한국(인) 교회는 다른 어느 나라 교회보
다도 갈등과 분열이 심한 편이었다고 지적한다. 지역적으로 한국에 있든 해
외에 있든 그런 현상은 매한가지였다. 
이는 공동체의 질이 낮다는 증거요 교회가 세인의 눈에 이전투구장인 저급
한 사회로 비쳤다는 사실이다. 교회의 부흥 또한 이러한 갈등과 분열로 인
해 지금 막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왜 유독 한국(인) 교회에 갈등과 분
열이 많은 것인가. 저자는 그것을 문화적 요인에서 찾는다. 즉 유교적 가족
주의가 그 장본이라고 주장한다. 
유교의 폐쇄적 가족주의 철학은 지독히 ‘우리’ 의식을 강조하였고 
권위주
의와 서열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 ‘우리’ 의식 때문에 ‘나’가 아닌 
‘남’을 용납하지 못하고 ‘우리’가 아닌 ‘그들’을 용납하지 못한다. 
각 사회 집단 내에서 혈연, 지연, 학연에 근거한 집단 이기주의 행동이 나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위주의와 서열 문화를 버리지 못하면 목사-장로-집사라는 직분은 섬기는 
직분보다는 계급의 직분으로 인식되고 작동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목사와 장
로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목사와 목사 사이에 교권 다툼이 일어난다. 장로 
피택이나 안수집사 선출에서 잡음이 생기는 것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 봉
사의 직분이 계급의 직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것의 폐해는 신자의 경건이 개인의 차원이 아닌 관계의 차원, 다시 말하
면 공동체의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저해한다는 데 있다. 서로 사랑하고 신
뢰하는 연합의 공동체, 서로 섬기는 공동체를 생산해 내지 못하게 한다. 하
지만 원래 교회는 인종과 신분과 성별을 초월하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
는 개방적 성격이 강하다. 
이런 개방적 문화 성격은 유교의 폐쇄적 가족주의와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 싸움에서 천국
의 개방성이 문화적 폐쇄성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
면 교회의 문화는 전통 문화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분
열의 근본 원인을 선교사들의 교파별 선교 구역 분할에서 찾는 이만열 교수
를 반대하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1907년의 평양대부흥운동은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가. 이 부흥 운동은 선교사
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교만과 권위주의를 회개함으로써 일어났
다. 회개가 일어남으로 공동체가 회복되었다. 그렇다면 회개란 관계의 회복
이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요 사람과의 관계 회복이다. 이런 관계
가 회복될 때 공동체는 개방적이 되며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
다. 이처럼 교회 부흥은 공동체성 회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본서
의 주장이다. 
요사이 이러한 책들을 대하면서 확인하고 확신하는 바가 하나 있다. 하나님 
나라의 실현으로서 교회는 하나님을 섬기며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거룩한 
사회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나라 실현하길

좋은 신학이라면 그러한 교회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신학일 것이다. 부흥
의 문제를 전통 문화와 
교회론과 연관시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저자의 노
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