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예수처럼 살다간 사람 로버트 맥체인
서평|조주석 실장-합신 출판부 press@hapdong.ac.kr
이중수 지음, 부흥과개혁사, 174면, 2005.3발행
부흥의 불길 지핀 29세 생애 진솔하게 그려내
“로버트 맥체인, 그의 이름은 스코틀랜드의 일부 지역에서는 존 번연의 이름
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설교는 스코틀랜드 교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메시지다.” 지은이는 칠십년도 초 한국에 부임한 스코틀랜드 어느 여선교사
를 통해 그를 처음 접하게 된다.
맥체인은 에든버러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갑작스런 형의 죽음(26세)
에 마음을 돌려 열여덟에 회심을 한다.
목사 수업은 에든버러 신학부에서 시작되었다. 매주 토요일에 친구들과 만나
서로 읽은 책을 나누고, 원문으로 예언서를 연구했다. 챔머스 박사는 그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교수다. 매주 토요일 전도팀을 만들어 에든버러 미전
도 지역에 심방 전도를 하
게 했다. 이런 산 경험을 통해 맥체인은 마음 깊이
새긴 바가 있다. 영적으로 어둡고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이다. 이런 실천성이 오늘의 신학교에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 같다.
그에게는 ‘성경 묵상이 숙제가 아니라 밥상’이었다. 성경을 하루에 3장씩
읽고 주일에는 한 주간의 본문들을 복습했다. 이러한 밥상을 통해 강단의 메
시지가 늘 새롭고 힘 있게 흘러나올 수 있었다. 삶을 마감하기 일년 전에는
자신이 목회하던 성 베드로 교회의 회중을 위해 성경 읽기표를 제작했다. 구
약은 일년에 일회, 신약과 시편은 이회 통독하도록 짜여졌다. 마틴 로이드 존
스 목사도 이 성경읽기표를 사용해서 말씀을 묵상했다고 한다. 그 뒤를 잇는
개미떼 같은 대열이 줄을 섰으면 한다.
그는 전기와 경건 서적을 많이 읽었다. 존 뉴턴, 조나단 에드워드,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토머스 보스턴, 새뮤얼 러더퍼드, 존 엘리엇의 생애를 사랑하고
존 오웬, 루터, 조나단 에드워드의 신학서적을 애독했다.
피가 끓어오르듯 영혼을 사랑한 그의 불타는 열정은 시샘이 날 정도다. “그
는 눈물을 머금지 않고는 악인의 멸망을
언급할 수 없는 자였다.” 이 대목에
서 잠시 숨이 막혔다. 내일이면 목사 안수를 받는다. 냉혈 목사가 아닌 열혈
목사로 세워주셨으면 한다.
거룩한 삶은 거듭난 인간의 몸과 영혼이 온전히 투입되는 영적 투쟁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
라”고 하신 교훈과 맞닿는 말이다. 이러한 삶이 맥체인의 실재였다.
선교 여행, 한국교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종교어다. 맥체인은 유대인 선교
를 위해 긴 답사 여행을 한다. 팔레스타인과 터키를 돈 것이다. 비행기와 차
를 이용한 눈요기 관광 여행이 아니라 생사를 건 답사였다. 바울의 치열한 충
성의 수고에 버금가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환난과 궁핍과 곤란과 매 맞음
과 갇힘과 요란한 것과 수고로움과 자지 못함과 먹지 못함과 …….”
이 기간 동안 그는 번스 목사에게 섬기는 교회를 맡긴다. 해외 선교지로 갈
계획이었던 번스 목사가 잠시 성 베드로 교회를 맡은 것이다. 첫 4개월이 지
나자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회개 운동과 성령의 초자연
적 역사가 일어났다. 번스 목사로 시작한 이 부흥 운동은 맥체인
으로 이어졌
고 그 불길은 들불처럼 전국에 번졌다. 스코틀랜드 국교가 공적으로 심사할
만큼의 교회사적 사건이 되었다.
우리 헌법은 목사의 자격을 삼십세로 규정하고 있다. 스물셋에 목사가 되어
스물아홉에 세상을 떠났으니 우리의 법으로는 아예 목사조차 될 수 없는 나이
였다. 이 짧은 생애 동안에 그가 선명히 보여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자
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이며, 다른 하나는 교회의 성숙과 부흥이었다. 신자로
서의 삶과 목사로서의 삶, 인격의 성숙과 사명의 충성. 이 두 화두는 오늘의
목회자에게도 충분히 유효하다. 새내기 목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