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강요”의 새로운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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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강요”의 새로운 회복
서명 : 디지털 기독교 강요
김준수 저/ 규장/ 2000. 4.6 / 623쪽/ 18,000원

이 시대의 급변은 고전적이고 정형화된 아나로그의 사고를 밀어내고,
쉽고 빠르게 검색되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정보의 양
은 하루가 다르게 넘치고 있어서 유용한 정보를 캐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이 되어버린 요즘세태에, 기독교를 대표할 만한 종교개혁의 완성자 칼빈
의 명저 “기독교 강요”를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독교 강요”는 그 신학적 깊이와 방대한 양으로 말미암아 목회자에게
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저서임에도, 저자는, 평신도는 물론 N세대에 해당
되는 청소년들에게도 쉽게 읽혀질 수 있도록 현장감 있게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출간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면, 1534년 1월에
파리대학 총장 니콜라스 콥의 취임 연설문 파동으로 방랑자 신세가 된 칼
빈은, 1536년 바젤에 머무르면
서 6장(Chapter)분량의 기독교 강요 초판을
발간하였는데, 간단한 책이었지만 기독교 강요 초판은 출판 즉시 당시의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1541년 17장 분량의 2판을, 1543년 21장으로
확장한 3판을, 1550년 아내와의 사별을 겪으면서 4판을 쓰게 되었고, 이때
처음 장 절로 세분화하여 출판하게 되었다. 이후 1559년 “기독교 강요” 최
종판이 나오기까지 23년 동안 칼빈의 여정은 한마디로 역경과 고난의 세월
이었다. 야곱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험악한 세월을 보냈나이다”
(창47:9)고백이 개혁자 칼빈의 삶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함께
6장에 불과했던 기독교강요는 80장(Chapter)으로 늘어났으며, 라틴어판과
불어판으로 출간되었고, 세상은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기독교 강요의 내용은 1부 창조주 하나님에 관한 지식(18장), 2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지식(17장), 3부 성령 하나님에 관한 지식(25장), 4부 은혜
의 방편인 교회(20장) 등 총4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오늘날에 와서 이 책은
“개혁주의 신학”의 교과서로 불리어 지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강요”를 원전으로 하
여 저술된 책으로 저자인 김준수
목사는 “긴 여행을 위한 안내”라는 서문에서 “칼빈이 평생 목숨걸고 기독
교 강요를 쓴 목적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믿음을 위해서, 둘째는 생활을
위해서, 그리고 셋째는 교회를 위해서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총신대와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저자는, 현재 “형식의 갱신, 본질의 확장 설교로
끊임없이 개혁되고 성장”해 가는 성덕중앙교회를 담임하고있는 중견목회자
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고전 칼빈을 오늘 우리 삶의 친근한 선생으로,
열린교육과 디지털을 아는 N세대형 교사로 소개하고 있다.
사이버 시대에는 꾸준히 앉아서 탐독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순간
순간 순발력있게 벌어지는 일을 대처해 나가는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기독교 강요”와 같이 무게 있고 중후하며 내용
이 깊은 책을 탐독하는데 무척이나 인색하다.
저자는 방대한 양(4권 분량)의 기독교 강요를 한 권으로 줄였는데, 그
발상이 기발하고 이채롭기까지 하다. 우선 기독교 강요의 소제목들을, 은유
적인 표현들과 연관지어서 로고송을 만들어 반복해서 부
르게 함으로서, 노
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예를 들어서 삼위일체에 대한 칼빈의 설
명을 “삼원의 신비”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설명하는데, 말미에서 삼
위일체는 인간의 어떠한 설명도 완전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비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그의 설교와 강의의 특징은 명(明)과
쾌(快)라는 두 개의 날랜 한자어로 요약할 수 있는 목회자”로 불리기에 손
색이 없다고 하겠다.
각 장별로 요약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80개에 해당하는 초록만 한 줄로
나열하여 읽어도 짧은 시간에 기독교 강요의 핵심을 집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성경의 유익함을 알면서도, 매일 일정한 양을 읽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불과 5%도 안된다는 통계를 접하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디지털 기독교 강요를 통해서 한국교회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들까지, 기독
교 고전에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의 일 독을 권하
는 바이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도서관 과장 신만섭 e-mail:sms619@hapdo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