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강의와 강해의 진수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서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이래로 실로 약 2000여 년간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그 신비의 베일을 밝혀보려고 부단히 애써왔던
흔적들을 여러 문헌들을 통하여 접할 수 있다. 구약 다니엘서나 에스겔서
와 같이 요한계시록도 상징적이고 묵시론적인 계시형태들을 폭넓게 사용하
고 있으며, 교회로 하여금 신비로움과 함께 하나님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왔고, 어두움의 시대에는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어 주님을
위하여 당하는 모든 박해를 이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계시록은 사람들이 성경에서 가장 어려워하며 잘못
이해하고 있는 책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보수신학의 최대 약점 가운
데 하나는 계시록과 종말론 연구에서 거의 불모지와 같다는 것이며, 그 중
요성에 비추어서 가장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로, 다름 아닌 상징과 낯설고 현란한
성경구절들, 즉 상징주의, 상징과
실재의 구분하기 어려운 점 등은 계시록
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마치 캄캄한 굴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지니게
하기 때문인 줄로 안다. 어쩌면 이러한 난해성 때문에 위대한 종교개혁자
존 칼빈은 성경주석 집필을 시작하고도 요한계시록 주석(*칼빈은 시편을
제외한 시가서와 역사서 등도 주석을 쓰지 않았음)을 포기하였는지도 모른
다.
지난 1992년에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일으킨 시한부 종말론은 바로 요한
계시록을 바로 해석하지 못한데 기인한 하나의 해프닝이었다고 볼 수 있
다. 이러한 관점에서 21세기 새 천년을 준비하면서 올바른 요한계시록 강
해서가 필요한 이때에 이 책의 출간은 참으로 시의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로 계시록의 특성상 그 내용에
있어서 주해적 입장과 종말론적인 신앙관과 그 신학의 깊이 등을 겸비하여
야 한다고 보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본서는 계시록의 특징들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 책의 체제는 크게 강해편과 강의편으로 구성하였는데, 전자인
강의편은 저자가 헨리 모리스의 “역사적인 기록에 대한 최선의 해석은 해
석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였듯이 계시록의 연구를 위한 선행 조
건으로 계시록 본문 자체를 숙지하는 과정으로 편성하고 있다. 또한 강해
편은 칼빈주의 원리가 성경적인 줄로 알고 일률적으로 채용하여 저술하였
는데 특히 계시록의 ‘핫 이슈’라고 할 수 있는 계시록 20장의 ‘천년왕
국 논쟁’은 주석학적 고찰을 통해서 개관함으로써 역사적 신학적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데 일조 하리라 확신한다.
셋째로 계시록의 역사성과 미래성을 균등하게 배분하여 우리에게 제시해주
고 있다. 신학자요 목회자인 신성종 목사는 계시록을 ⓛ정확하게 우화적
해석방법으로 상징적, 신비적 해석을 하는 영적 해석(풍유적 비문자적 접
근), ②계시록의 말씀이 과거에, 즉 1세기에 이미 일어났다고 보는 과거적
해석, ③계시록 4장부터 주님 재림 직전에 일어날 말세지말의 현상으로 보
는 미래적 해석, ④마지막으로 초대교회부터 주님재림 때까지의 역사로 해
석하는 교회사적 해석 이상 4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이 책은 보수주의 신학
에 바탕을 둔 ③과④를 근거로 교회사적 관점에서 미래를 해석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단/사이비 쪽에서 이상한 종말론과 비뚤어진 생활을 조장
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때문에 바른 성경관과 신학관을 가진 목회자들이 계
시록을 반드시 강해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확신에 찬 논증이
행간에 가득히 스며있으며, 각주와 참고문헌을 밝혀준 것은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