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안만길 목사_염광교회
한번은 새벽기도회를 가는 길이었다. 그날따라 조금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급하게 서둘러 교회를 향하였다. 차를 몰고 가는데 시간은 급하고 더욱이 새
벽길이라 차량 통행이 뜸한 편이었다. 급하게 서둘러 동네 거리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
급하다고 교통신호 무시해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교회에 도착하였는데 바로 내 뒤에는 모 장로님께서
따라오셨다. 얼마나 부끄럽든지 얼굴이 화끈거렸다. 목사가 급하다고 교통
신호를 무시할 수 있는가 하며 꾸중하시는 것 같았다.
바로 이 같은 행동이 일시적인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한 면이 아니겠
는가 생각한다. 나에게도 이런 도덕적 해이의 한 면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원래 이 말은 경제 용어로 미국의 보험 가입자들이 저지르는 모든 비도덕적
인 행위를 일컬어서 하는 말이었다.
화재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불조심을 철저히 하면 좋을 텐데 이제는 보험에
들었으
니 안심해도 된다고 불조심을 게을리 한다면 그것이 바로 도덕적 해이
에 빠졌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더 심하게는 보험금을 노리고 스스로 자해
를 한다거나 아니면 사고를 저지르는 등 일련의 부도덕한 일들을 말한다.
이 단어의 뜻은 ‘이해 당사자들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
는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 이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를
많이 볼 수 있다. 고액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버틴다거나
아니면 해외로 도주해버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으면
서도 자기의 능력 밖이라고 될 대로 되라고 버티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건강 보험료를 월 100만원이상씩 낸다면 그의 수입이 상당한 사람일 것이
다. 그와 같은 고소득층 체납자들이 평균 10억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라고 한다. 그 가운데는 프로 스포츠 선수, 배우, 탤런트, 변호사 등등 이
런 사람들 중에 고액 체납자들이 있다 하니 이것도 일종의 도덕적 해이가 아
니겠는가?
교회 안에는 이런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
겠는가? 교회의 지도자가 헌
금을 사적으로 유용한다든가 윤리적인 면에서 도
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다는 소식을 종종 들을 때 교회
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미 신약성경에 나타난 초대교회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도 이런 도덕적
해이 빠졌을 것이다. 처음에는 하나님을 위하여 좋은 마음으로 헌신하기로
작정하였으나 그의 마음에 점차 이기적인 마음이 싹트면서 처음 마음을 잃어
버렸던 것이다. 그러면서 정직하지 못한 일을 행하였던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부패한 인간성을 생각할 때 그것이 당연한 것처
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것은 작은 의를 포기할 때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거창한 사회의 의라든지 공의적 측면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작은 의
를 무시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작은 교통법규 하나를 소홀히 할 때 이미 거기에 작은 도덕적 해이가 깃든다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도 포도원의 작은 여우를 잡으라고 하지 않
았는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이 작은 여우를 내 쫓아야 이런 시험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미련한 사람은 죄를 심상하게 여긴다고 하였다. 작은 죄
를 죄로 느끼고 깊
이 통회하고 자복하는 마음을 가져야 우리는 이런 죄악에 빠지지 않을 것이
다. 영적 해이(spiritual hazard)가 올 때 그 수반되는 현상으로 도덕적 해
이가 온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잘못될 때 당연히 나타나게 된다. 우리 사회의 일
각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 우리 교회가 먼저 이런 도덕적 해
이에 젖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가 먼저 솔선해야
교회가 먼저 사회의 법도 앞장서서 잘 지켜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의 지도
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모든 일을 의롭고 깨끗하고 정당하게 행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