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_정창균 목사

0
13

목회자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 

“장소가 어디일는지 몰라도, 그 규모가 얼마일는지 몰라도 하나님께서 내
게 맡겨주시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을 책임지는 일”을 목회라 합니다. 그
리고 내가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시는 그 사람들을 
책임지는 일에 나의 인생을 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 책임지는 목회

결국 목회는 사람을 책임지는 일이고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그 일에 자신
의 인생을 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실 창조 이전부
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최대의 관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책임지도록 하나님
은 목회자를 세우시는 것입니다. 
사람을 책임지는 구체적인 내용은 사람을 ① 치유하고(healing) ② 돌보고
(care) ③ 세우는(building up)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책임지는 그러한 
사역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편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목회사역의 본질은 교인들이 말씀과의 접촉을 통하여 치유와 돌봄과 세움을 
입도
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듯이 이 일을 함에 있어서는 목회자의 인격이 아
주 중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의 목회자의 인격이라고 하는 것
은 그가 타고난 어떤 성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회자의 인격이란 그
가 일상의 생활 가운데서 자신의 타고난 성품과 성향을 어떻게 말씀으로 다
스리면서 말씀대로 살아보려고 애쓰는가 하는 것을 가리켜 말하는 것입니
다. 
즉 타고난 성품으로서의 인격이 아니라 말씀 인격을 말하는 것입니다. 결
국 목회자는 말씀사역을 그 사역의 본질과 핵심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
울의 말씀처럼 교인들은 이러한 목회자를 보며 점점 신자다워지는 것입니
다. 
그러나 목회를 하다보면 교인들에게 여러 가지 부정적인 비판의 말들을 듣
게 됩니다. 그중에는 터무니없는 비난이지만 목회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
이 감수하며 들어야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목회자이기 때문에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는 말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목사님은 혹은 사모님은 돈을 밝힌다”는 식의 돈 문제와 관련
한 비난의 말은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그 말
은 “당신을 목회
자로, 영적인 지도자로 존경하지 않는다”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목사님은 정직하지 않다”는 말도 목회자가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그 말은, “목사님을 보통 사람들의 상식차원에서도 신뢰하
지 않는다”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돈 문제 때문에 존경받지 못하면서, 부정
직 때문에 신뢰받지 못하면서 어떻게 한 곳에서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떳떳하
고 담대한 목회를 할 수 있겠습니까? 
교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도 우리가 어떠한 철학을 갖고 사는 목회
자 부부인지, 어떤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마음 속에 주로 무
엇에 대한 관심을 담아두고 살아가는 지도자들인지, 집에서는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사는 부부인지를 시간이 지날수록 감각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목회자들은 세월 두려운 줄 알아야 
하고 교인들 두려운 줄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결국에는 모든 것을 느끼
고 감각하고 알고 그리고 판단하게 됩니다. 
70대 중반의 성격이 곧은 노인 집사님이 지난 2월 마지막 주일에 예배를 마
치고 돌아가면서 제게 하였던 말씀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보이
지 않는 하나님을 보고 교회 나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보고 교회에 나온다
는 말을 나는 믿지 않습니다. 나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아니라 보이는 사
람을 보고 교회에 나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목사님을 보고 나는 교회
에 나옵니다.”
그 어른의 그 말씀은 제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목회자의 자리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책임을 감당하는 것인가
에 다시 한 번 눈이 띄게 했습니다. 

“사람보고 교회 옵니다”

걸핏하면 “사람을 보고 교회에 나오면 됩니까? 하나님을 보고 교회에 나와
야지요” 하고 교인들을 몰아붙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보이는 사람으
로 살지 않는 책임을 묻어둔 채 지내 온 것이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도록 부
끄러워서 총총 발걸음으로 돌아나가시는 그 어른을 저는 붙잡지도 못하였습
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눈에 보이는 증인으로 교인들 앞에서 
살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