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_김수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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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

김수흥 목사_합신초빙교수

오늘 우리 사회에는 “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가 만연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다. 최근 통계청에서 한국인 7만 명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를 조사해서 발표했
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을 조사했는데 89.1%의 사람들은 나는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반면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차별한다고 답한 사람들이 
74.6%에 이른다는 것이다. 

나는 잘 하는데….

통계청은 또 준법 수준에 대한 의식 조사를 벌였는데 조사대상자 중 64.3%는 
나는 법을 잘 지킨다고 답한 반면 (나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들은 겨우 28%
의 사람만이 법을 지킨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는 
‘다른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통계청은 노인들의 자녀에 대한 의식구조를 조사했는데 자녀들에게 문제
가 있어서 함께 살지 않으려는 노인들의 비율이 52.2%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
러니까 나에게는 문제가 별로 없고 자
녀들에게 문제가 많다고 답한 것이다. 
사실은 자녀들이 그렇게 어른들도 몰라보고 또 소돔과 고모라의 저질 문화를 
뺨치는 무서운 향락에 젖게 되고 또한 공산주의 사상의 위험을 모른 채 성장
케 한 책임이 어른들에게도 얼마간 있지 아니한가. 우리는 지금 남의 탓을 많
이 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나는 잘 하고 있는데 남이 문제라는 의식구조’는 무엇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인가. 이런 의식구조는 언뜻 보면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
만 사실은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내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
의 눈에 있는 티에 대해서는 예민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의 영안(靈眼)이 어둡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영적(靈的)인 
안목이 어두우면 남의 약점은 잘 보게 되고 내 약점은 잘 보지 못하게 된다
고 하는 것이 성경의 증언이다. 
“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는 그 만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안목이 어두워
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두운 사회를 만났다. 중세
의 암흑시대보다 더 심각한 흑
암의 시대를 만난 것이다. 과학문명은 최고조
로 발달했으나 도덕과 윤리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정도로 추락하고 말았
다. 
둘째로 “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는 우리들의 마음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는 내 눈이 어둡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
라 내 자신의 마음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 자신의 마음이 
높으면 내 잘 못은 보지 못하고 이웃의 잘 못만 보게 마련이다. 성경에 쓰여 
있는 겸손의 사람들은 내 자신의 결점을 보았고 반대로 교만했던 사람들은 남
의 잘 못을 잘 보았다. 실례로 바리새인들은 남의 약점에 대해서 얼마나 예민
했던가(눅 18:11). 우리는 모세의 겸손(민 12:3), 세례 요한의 겸손(요 
3:30), 백부장의 겸손(마 8:5-10)을 내 것으로 삼고 복을 받아야 한다. “주
여, 우리에게 겸손을 주옵소서.” 
진정한 겸손 가져야

셋째로 “너나 잘 하세요”의 풍조는 우리들이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더욱 
전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
고 살면 더 이상 발전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자신은 완벽하다고 착각하면 발
전은 거의 
중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성경에도 완벽주의자들이 있었다. 빌
립보 교회 안에는 완벽주의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빌립보 교회의 이단들이었
다(빌 3:15). 
우리는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푯대 되시는 예수님을 향하여 한없
이 달려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
여 전진 또 전진해야 한다. 우리는 차라리 남의 약점을 덮어주고(벧전 4:8) 
내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고치고 새해에도 계속해서 전진해서 놀라
운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