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손님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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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접대

김북경 총장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우리는 손님 대접을 융숭하게 잘하기로 소문났다. 분수에 지나칠 정도로 손님
을 대접할 때도 있다. 손님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베푸는 입장에서만 생각하
고 손님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가 있다. 옛 이야기지만 손님 밥그릇
에 물을 부어다 먹게 하는 정(?) 말이다. 술 인심은 더하다. 한국에 사업하
러 온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술 인심에 놀란다. 싫건 좋건 술 따라 주는 데
는 질색이라는 것이다. 자기와 같이 술 취해 주지 않으면 친구가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다.

일방적인 사고 방식이 문제

가령 외국 손님을 뷔페식당에 초청했다고 하자. 우리 식으로 대접하려면 외
국 손님을 앉혀놓고 내가 음식을 골라서 갖다 주는 것이다. 그 손님은 좋든 
싫든 내가 대접하는 것을 먹어야 할 것이다. 상대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지 않
는 억지 대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외국인에게 무례한 일을 하는 것을 교회 안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은
혜가 넘
치게 찬송을 부르는 동안 외국인들은 닭 쫓는 개처럼 멍하니 앉아 있
는 것을 보면 딱하기 짝이 없다. 
그들을 위해서 영어가사를 스크린에 비춰주면 은혜가 더하지 않을까? 그것도 
소위 국제대회라는 곳에서 말이다. 우리는 역시 총론은 화려한데 비해서 각론
에 들어가면 빈약한 것을 볼 수 있다.

좀더 세심한 배려 아쉬워

예배드리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양에서
는 찬송할 때 일어서서 한다. 하나님 앞에서 찬양하는데 몸을 일으켜 세워서 
혼신을 다 바쳐 해도 모자랄 터인데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진정한 찬양이 나
올까?
노래는 일어서서 해야 허파에 공기가 많이 공급되고 그 공기를 내 뿜으면서 
하는 것이 노래이다. 우리는 아직도 뜨끈뜨끈한 온돌에 앉아서 먹어야 밥을 
먹는 것 같고 아마도 그래서 찬양도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방식에 익숙해 있어

여기에서 나아가 또 하나 생각할 것이 있다. 바로 주객전도(主客顚倒)이다.
손님은 손님이다. 손님은 주인의 대접을 받는 사람이다. 그럼으로 손님은 주
인의 집에 있는 한 손님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손님이 주
인 행세
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총장이라는 내 집에 오는 사람들은 거의 예
외 없이 주인 노릇을 한다. 나보고 여기 앉으라, 저기 앉으라 한다. 그리고 
설거지까지 하고 가야 한단다.
하나님으로부터 잔치에 초대받아 갔다고 상상해 보자. 그 잔치자리야 말로 주
님으로부터 대접을 받아야 할 곳이다. 대접받으려면 겸손함이 필요하다. 주님
이 앉으라고 하는 곳에 앉아야 한다.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진정한 겸
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손님으로 가서 주님에게 여기 앉으라, 저기 앉
으라 할 수 있겠 는가?

주님 앞에서도 그럴 것인가?

주객전도는 Control Freak라는 병에 기인한다. 우리는 내 인생을 내가 컨트롤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운전대 잡기를 좋아하고 차 뒷자리에 앉아서도 
운전하시는 주님에게 이리 가라 저리 가라 명령하는 것이다. 문제는 대개 이
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심지어는 그리스도인들까지
도 말이다. 
컨트롤 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가족이 차 타고 나들
이 갈 때 운전하는 사람에게 몇 번 잔소리했는가를 세어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