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마지막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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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생 

김북경 총장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최근 BBC TV는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불치병 환자(대부분 노인)들
에 관한 프로를 방영했다. 이 환자들은 왜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마지막 날
들을 보내지 않고 쓸쓸한 병실에서 죽어가는가? 설문조사에 응한 영국인들 
중에 4분의 3이 자기 집에서, 그리고 4분의 1이 호스피스에서 죽고 싶다고 
보도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 집에서 불치병 환자를 밤낮으로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
이다. 핵가족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원에서도 불치병 환자의 고통을 
완화시켜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의사들이 대학에서 병을 고치는 기술은 배
우지만 치료 불가능한 환자를 돌보는 기술은 거의 배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히 장래가 보이는 환자와 회복할 가망이 없는 환자를 차별화 하
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병원 당국의 예산이 한정되어 있을 때는 환자의 
차별화는 불가피하게 된다.

모든 의사 후보자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환자의 병을 고칠 
뿐 
아니라 불치병 환자의 고통도 완화할 임무를 포함하고 있다. 며칠 살지 못
할 환자도 마지막 순간까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생명의 존엄성은 생산 능력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
니다. 생산성 없어 보이는 빈민 사역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헌신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아주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호스피스는 말기 암환자들을 위해 시작됐다. 이들의 마지막 생애를 고통 없
이 그리고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1967년 영국의 세실리 손더스 여
사가 호스피스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최근에 자기가 처음으로 시작한 호스피
스에 입원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몇년 전 필자의 누님이 암으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용인에 있는 샘물 호스
피스로 옮겨 잠시 쉬다가 돌아 가셨다. 원장 원주희 목사와 간호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하고 자상한 헌신으로 마지막 며칠을 편안히 지낼 수 있
었다. 특히 환자들이 동료의식을 갖고 서로 격려하며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
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도 호스피스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하루 속히 호스피
스 
운동이 법제화되어 일반 시민들이 뜻 있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보편화되었으면 한다.

문명 사회는 내일 죽을 생명도 아낄 줄 아는 사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