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진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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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리

김북경 총장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라브리 공동체는 1955년에 쉐퍼 목사 부부가 스위스에서 시작하였다. 지난 
봄에 라브리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쉐퍼 목사가 목회하였던 세인트 
루이스에서 대대적인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에서 오스 기니스(세계적 기독
교 지도자)는 서양의 당면 과제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한다. 이하는 성
인경 목사가 보낸 ‘라브리 편지’에서 인용하였다.

“첫째는 이슬람 국가들을 정치적 민주국가로 연착륙 시키는 것이고, 둘째
는 중국의 힘을 절제할 줄 아는 부국이 되도록 돕는 것이고, 셋째는 서방 국
가들이 잃어버린 기독교적 가치관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성인경 목사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국제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도 기도 제목이지만, 조금 시야를 좁혀서 우리
나라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기도 제목입니다. 

첫째는 국민간에 첨예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빈부격차나 지역갈등을 해소
하는 것이며, 둘째는 정치, 경제적으로 보
다 안정된 선진국가 대열에 진입하
는 것이고, 셋째는 북 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통일 달성이라고 말할 것입니
다. 이런 것들은 온 국민의 오래된 꿈이고 우리 기독교인들의 기도 제목입니
다.

그러나 저는 감히 생각하기를, 이런 거창한 과제들을 성취하기에 앞서 더 근
본적인 과제를 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땅에 바
른 가치를 세우고 건전한 질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배아줄
기 세포연구, 북 핵 문제, 교육 정책, 정치 문제 등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
힌 문제들을 풀어가려면 절대적인 기준이 될 가치관과 세계관의 확립이야말
로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경제 논리나 현실 논리에 의해 윤리나 
인권 그리고 가치 논쟁은 관심 밖으로 밀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건
물의 기초를 튼튼히 닦지 않고 어떻게 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과연 그렇다. 진리 위에 지은 집이라야 영원한 집이 되리라. 쉐퍼 목사는 라
브리 처음부터 하나님이 계시하신 절대진리를 고집하였다. 그런데 상대주의
와 다원주의가 보편화된 요즘 절대진리를 주장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각이 아닐까? 초창기만해도 라브리를 찾는 젊은이들은 인생에 대한 큼직한 
질문을 하였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진리탐구’ 대신, 진로, 결혼, 연애, 직업, 군대 
등 미세 담론에만 관심이 있다고 한다. 쉐퍼 목사는 20세기 말에 사람들의 
물질 생활이 풍성하게 되면서 진리에는 관심이 없게 될 것이라고 일찍이 경
고한 바 있다. 성인경 목사는 이렇게 지엽적인 것들에만 매달리는 요즘 젊은
이들을 걱정하면서 진리에 뿌리를 둔 세계관을 그들에게 심어주는 데 심혈
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