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사람과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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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개

김북경 총장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kimandcynthia@hotmail.com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개라고 할 수 있겠다. 동시에 사람에게 천시당하
는 것도 개다. 개판, 개살구, 개자식, 개떡, 개 같은 인생 등 ‘개’ 자를 
앞에 붙이면 단어가 나쁜 의미가 된다. 이렇게 개는 언어적으로도 쓸모가 있
을 뿐 아니라, 사람의 정서적 육체적 건강에도 없어서는 안 될 동물이 되어
버렸다. 
쓸쓸한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화난 사람에게는 축구공이 되어준다. 추
운 사람에게는 난로가 되어주고 더운 날에는 목숨까지 바쳐 남자의 기운을 
북돋운다. 장님의 길 안내를 하며 병원이나 양로원에서는 환자에게 기쁨을 
주는 역할을 한다. 스위스에서는 알프스산의 산악구조대원으로 버나드라는 
개를 빼놓을 수 없다. 요새는 비행장에서 마약을 색출해내는 개를 종종 볼 
수 있을 만큼 개는 인간 사회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는 사람들과 가장 친근한 벗

어렸을 때 “너 개보다 낫다”라고 아버님으로부터 칭찬을 받던 생
각이 난
다. 지금 생각하니 개의 충성심을 놓고 하신 말씀인 것 같다. 그런데 한 개
의 주인에 대한 충성을 기리는 얘기가 있다. 에딘버러 시내 한 교회 앞에 보
비(Bobby)라는 개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보비는 주인이 죽은 후 3년이나 
무덤을 떠나지 않고 조의(?)를 표하다가 죽어간 충견이다. 그래서 한국의 
개 이름 중에 “뽀삐”가 많은가 보다. 
그렇다면 사람이 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개는 이왕 사람의 다스림을 받
고 사람에 의존하며 살게 되어있으니 주인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겠다. 다시 
말해서 개의 충성은 본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를 살려
준 생명의 은인도 배반할 수 있는 것이 개와 다르다(사 1:2-3). 이렇게 보
면 사람은 개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기 때문
에 개보다 훨씬 가치 있는 생명이란 것도 깨닫게 된다. 

본능적인 개의 충성심

개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
러기에 잡아먹을지언정 개를 돌보고 즐기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영국에서 
한국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한참 떠들더니 그 다음엔 개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서 잡는다고 트집잡다가 요새는 잠잠해졌다. 
나는 개고기를 즐겨먹기도 하고(주님이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고 선언하시지 
않았는가?), 최근까지 개를 영국에서 기르다가 왔다. 사람이 땅을 밟고 살아
야하듯이 동물과도 교제를 해야 삶이 풍성해진다(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왜 동물을 만드셨을까?). 동물 없는 세상은 삭막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특
히 개를 길러 본 사람이면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호 교감으로 풍성한 삶 열 수 있어 

영국에서 양치는 목자는 콜리라고 불리는 개에 많이 의존한다. 양을 이리저
리 모는 방법을 개에게 잘 가르치면 목자는 가만히 서서 개에게 명령만 내리
면 된다. 개는 목자의 입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달려가 양을 몬다. 이때 목자와 개와의 신뢰관계는 절대적이다. 그렇지 않으
면 양들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교회의 참 목자라면 목회자는 무엇으로 비유할까? 목회자가 예수님
의 말씀을 잘못 듣거나 듣고도 실행하지 않아서 양들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