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성전인가, 예배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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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인가, 예배당인가? 
“복음은 약화되고 형식은 더 강화되고 있다”

김북경 목사| 에스라성경대학교대학원 총장

사람이 사는 house와 home은 구별된다. Home sweet Home이라고는 하나 
House sweet House라고는 하지 않는다.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 가정이다. 교
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예수의 피로 맺은 가족이 모이는 영적 차원의 가정
이다. 육적인 가정이나 영적인 가정에 중요한 것은 집(건물)이 아니라 그 안
에 사는 사람이다.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고 했고 그들 안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해
서 그들을 “성전”이라고 불렀다. 구약시대의 하나님의 집이었던 성전개념
이 신약에 와서는 예수의 몸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서 예수가 들어가 사시
는 사람으로 비유되었다. 

성도들이 곧 하나님이 계시는 
성전이다

진짜 성전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에 건물로서의 성전은 필요가 없게 되었
다. 그래서 주후 70년에 예루살렘성전이 파괴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장소
에 모인 성도들, 즉 공동체를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점에
서 성전과 예배당은 당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예배당을 성전이라 부르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성도들을 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도 하나님이 교회 건물에 사시는 것 같은 인상 내
지는 믿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구약시대에도 하나님이 실제로 성전에 사
신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잘못된 가르침을 실제로 교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증거들이 있다. 예로서 학개 선지자를 인용하면서 교회는 “성전”이
기 때문에 개인집보다 더 아름답게 짓고 꾸며야한다고 한다는 것이다. 
경부선을 타고 가노라면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보이고 산등성
에는 높은 뾰족탑이 우뚝 서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것이 교회
가 세상에 보여야 할 이미지일까? 이런 그림은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다. 중
세 때 유럽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다면서 교회건물을 아름답게, 웅장하
게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이 뾰죽탑을 지었지만 지금은 교회가 텅 비어있거
나 술집, 창고, 사무실로 변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서양을 배우면
서 좋은 것, 나쁜 것을 무차별 하여 들여왔다는 것
을 알아야 한다. 

예배당과 성전은 
구별되어야

예배당 안의 장식 또한 오해를 사게 한다. 필자가 시무했던 런던한인교회에
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장식한 꽃을 행사가 끝나면 성도들이 나누어 집
으로 가져가곤 했다. 또 매년 설날이 되면 예배 후에 본당에서 성도들이 의
자를 치우고 쭈그리고 앉아서 윷놀이를 하곤 하였다. 그 때문에 나를 이단이
라고 부른 사람도 있었다. 
런던한인교회건물은 188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21년 전에 지어진 장로
교회 예배당이었다. 본당에는 그 당시의 유행대로 긴 나무의자가 있었다. 
긴 의자를 없애고 개별적인 의자로 바꾸는데 3년이 걸렸다. 제직들이 반대했
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서는 긴 의자를 놓는 것이 유행인데 김 목사는 시대
를 역행한다는 것이었다. 
나의 생각은 이러했다. 긴 의자는 심리적으로 사람을 압박하는 효과를 준
다. 즉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는 형태라는 것이다. 또 긴 의
자는 바닥에 고정되어 있고 움직인다 해도 무거워서 치우기 힘들다. 그래서 
공간을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