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가장 좋은 선물,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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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선물, 아내

김북경 목사/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총장

나는 아내 없으면 못살 것 같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나의 아내다(물론 예수님만 빼놓고 말이다). 그런데 나는 구세대적 사고에
서 아직 헤어나지 못했나보다. 아직도 가끔 여자를 무시하는 언동을 하곤 한
다. 여자 손님이 차에서 내릴 때 깜박 잊고 차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아내로
부터 꾸지람을 듣는다. 
“도대체 남자가…” 
그녀가 한국에 온 이후로 또 다른 일로 한탄한다. 
“왜 한국 남자는 여자가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
는가?”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내가 먼저 급하게 문 열고 들어가노라면 예의 없다고 
핀잔을 준다. 내 대답은 “도둑이 집에 들어와 있을지도 모르니 내가 먼저 
들어가 맞아주어야지…” 하는 것이다. 참고로 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요즘은 자주 아내의 
꾸지람 들어

여자 주먹은 남자 것보다 약하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는 우수한 것 같다. 예
를 들어 잔 머리를 
잘 쓰는 것 같다(이것을 가지고 성희롱이라고 트집 잡지 
말기를). 반면에 남자는 둔하다고 할 수 있다(하와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을 
생각해 보라). 요사이 땅 투기로 걸리는 사람마다 그 배후에는 누가 있는
가? Cherchez la femme이다. 
내가 영국에서 한인 목회 25년을 무사히 지낸 것은 내 아내의 덕이 크다. 한
국말을 못하니까 교회 내에서 문제될 게 없다. 벙어리요 귀먹어리 같은 바보
에게 싸우자고 덤비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집에 교우나 손님이 오면 스파게티를 열심이 끓여냈다(우리 집이 ‘스파게
티 집’이라고 불릴 정도였고 농담으로 은퇴하면 한국에 가서 스파게티 식당
을 열자고 했다). 친정 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돌보고 나중에는 시어머니
까지 섬겼다. 그뿐이랴. 세 아이(나를 포함한)를 돌보느라 바빴다. 그러다 
보니 자기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나 독서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
새는 독서를 즐기고 동양화를 배우면서 기뻐한다. 

평생 뒷바라지만 
해 준 아내

우리는 책을 서로 읽어주기도 한다. 내 목소리가 듣기 좋단다. (목소리에 반
해서 결혼한 것도 아닐 텐데). 요새는 로마서를 같이 공
부한다. 특히 톰 라
이트의 신 바울관(A New Perspective on Paul)에 관심이 많다. 뭐가 뭔지 이
해가 잘 안 가도 뇌에 참신한 충격을 받는가 보다. 누가 여자의 머리가 비었
다고 하는가? 나는 내 아내에게서 당당한 한 인간을 본다. 입센의 한 인형
이 아니라 하나님이 손수 지으신 아름답고 존귀한 한 사람을 본다. 
3월 24일 목요일은 Maundy Thursday라고 해서 영국여왕이 불쌍한 백성들에
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다. 예수님이 잡히시기 전날 제자들의 발을 씻
기시고 서로 섬기라고 하신 말씀을 실천하는 자비의 행동이다. 이날 성공회
에서는 세족식을 갖는다고 한다. 나도 그날 아내의 발을 씻어주기로 마음먹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