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칼럼> 인류 역사의 가치는 보편성과 비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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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의 가치는 보편성과 비례하지 않는다

김영규 목사(뉴욕학술원, 남포교회 협동목사) 

경우와 사람에 따라서 진실이 사실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
는 진실과 사실을 동시에 강조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로 접어들면서 하밀톤의 추상이론에 대한 죤 스튜어트 밀
의 비판론으로부터 철학자 에드문트 훗설이 찾아낸 의식의 배제성과 ‘관심’이
나 ‘주의’ 혹은 의식의 ‘지향’과의 관계에 대한 이론은 20세기 거의 모든 철
학뿐만 아니라 과학에 크게 영향을 끼쳐왔다. 물론 인식론과 의식의 ‘지향’과
의 관계에 관한 이론은 어거스틴에게로 소급된다. 
그런 이론과 관계해서 인간의 기억도 과연 수동적인가 능동적인가는 흥미 있
는 물음이다. 진실이나 사실이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이 
없으면 사실도 없다. 에드문트 훗설에 의해서 기억도 의식의 지향성에 의해
서 구성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래 기억도 능동적이라고 이해되기 시작하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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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진실과 사실을 강조

지금 지각으로부터 들어오는 외부에 대한 정보들이 전기적 혹은 화학적 정보
로 뇌에 전달될 때, 의식에 있어서 그 지향성은 지각 영역에 있는 세포들의 
정보가 일차적 뇌세포들로 향하는 그 방향성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
지고 있다. 
그 때 우리의 짧은 기억은 우리의 몸 전체를 통해서 그 방향성이 존재하는 동
안 존재한다고 할 수 있고 긴 기억은 아마 시간을 담당하는 뇌세포들 안에 최
종적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단백질이 형성되어 유지되거나 그 구조에 변화
가 이루어지는 동안 기억이 존속할 것이다. 즉 우리가 우리의 의식의 지향성
에 의해서 기억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서 과거들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저
장’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고 능동적이라는 사실이다. 
통상적 ‘나’라는 개체성이나 인격성은 그런 ‘기억’과 ‘잊음’에 근거하고 있는
데, 아마 우리의 영혼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장기 기억정보의 ‘실체’로서 존
재할 수 있다. 그 정보의 ‘실체’는 우주 안에 가장 이동하기 좋은 정보매체
일 수 있지만, 하나님에 의해서 계속 창조되고 유지되고 있는 
‘실체’일 수 있
다.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동안 존재하고 있는 ‘나’란 존재가 우리 밖에 
그 활동의 연장으로 언어를 산출하고 글을 산출하며 문화와 문명을 산출하고 
있다. 

정보는 여전히 창조되는 실체

지금 과거의 철학, 심리학, 논리학 등 제반 인문과학은 사라지고 ‘신경과학
(neurosciences)’으로 대체되고 있다. 윤리학은 ‘신경윤리학(neuroethics)’, 
경제학은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 활동을 통
해서 우리의 영혼이나 육체적 기억활동 외에 어쩔 수 없이 남기는 좀 더 긴 
흔적이 문명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기억문명은 그 자체로 고급한 것도 있겠지만 문명 쓰레기들이 시대문명을 이
해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본다. 약간 더 고급하다고 보는 공중에 살
포되는 인간의 언어먼지들과 그로부터 겨우 남겨진 글들은 자연 자체처럼 이
제 고고학의 고귀한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고고학에 있어서 대상의 
고귀성이란 최종 가치의 고귀성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참된 
진실과 사실이 있다. 

문명은 최종 가치에 근거해 
판단돼야

역사적으로 인간이 남긴 문명의 흔적 중에서, 성경 사본들에 대한 관심은 그
런 참된 진실과 사실과 관계한다. 해와 달은 물론 일자까지 정확한 헬라, 로
마시대의 파피루스 문서들과 함께 출토되거나 그들과 함께 탄소화 되어 발굴
될 때, 또한 공공기관에 보관되었다가 폐기된 공공문서 두루마리가 문헌을 복
사하는데 사용되는 경우, 혹은 문헌 파피루스 중에서 그 두루마리 뒷면이 세
금 영수증이나 계약서 등의 용도로 사용될 때, 문헌들의 연대와 그 필체의 대
략 시대가 결정된다. 
그러나 필체 상 같은 장소에 발굴된 문서들과의 50년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경
우가 많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략 118개의 오래된 신약성경 파피루스들도 그
런 역사적 필체의 감정에 의해서 연대가 결정이 되고 있다. 1세기 말에 가깝
게 돌려야 할 바울서신 Codex(46번)를 포함하여 최근 116번 비인 히브리서 파
피루스 조각의 원 출판자의 연대측정에 이르기까지 연대감정에 많은 오류들
이 있다. 시대적으로 변화하는 수많은 문서상 필체들과 시대들을 결정하는데 
특징적인 필체들에 대해서 잘 감정할 수 있는 학자들이 세계적으로 드물고 세
계는 
그들에 대한 관심이 없다. 
인류역사의 가치는 꼭 인간의 다수나 그 보편역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
니다. 하나님의 진정한 역사는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모든 
것에 대해서 일하시지만 한번도 자신을 나타내신 일이 없는 방식으로 역사하
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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