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단수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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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단수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아이 마이 미, 유 유얼 유, 쉬 허 허…’ 
중학교 때 외우던 인칭대명사들입니다. 인칭대명사에는 1인칭 뿐 아니라 2인
칭 3인칭도 있고 또한 단수와 함께 복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
는 이유는 다 필요해서겠지요? 

그런데 예전과 달리 현대인들은 유독 1인칭, 그것도 단수만 자주 사용하려고 
합니다. 마치 성경(눅12:16-21)에 나오는 한 바보처럼 말입니다. 바보란 소
리 들어도 좋으니 나 중심대로 살겠다고 고집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한마
디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개인주의는 바보가 아니라 죄입니다. 이런 죄를 청교도 목회자 로이
드 존스 목사님은 ‘시돈형 죄'(삿18:7)라 불렀습니다. 시돈형 죄란 다른 사람
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지만 또한 다른 사람에게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이기
적인 삶을 말합니다. 이웃을 탐내는 것도 죄이지만 이웃에 대해 관심이 결여
되어 있는 것도 죄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공동체에 관한 현대인들의 소신과는 
달리 교회를 다른 사람들과 분리
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개개신자들의 단순한 모임으로 생각하지 않습니
다. 성경 어디를 보나 교회는 신자들의 결합체로 유기체로 묘사하고 있습니
다. 상호간의 사랑과 그리스도에 대한 공동의 헌신으로 굳게 결속되어 있는 
몸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몸 외에도 성도들, 양떼, 가족, 나라, 포도원, 건
물 등 집단적 용어와 표상들로 가득합니다. 오늘날 개성을 높이 평가하고 자
기 완성을 최고의 덕으로 생각하며 자기 이익에만 열중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구원은 개인의 문제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구
원을 대신 해 줄 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장 훌륭한 교회의 모형은 가족입니다. 교회는 가족처럼 혼자
가 아닌 구성원 중심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 더 염
려스러운 일이 발생합니다. 그것은 오늘날 신자들이 교회는 제외하고 교회의 
모형인 육적인 가족에만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쩨쩨할 정도로 말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가정의 달에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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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시점에서 가정의 중요한 강조점을 부각시키는 교회프로그램에 대해
서 약간의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좋은 프로그램들이 가족과 멀
리 떨어져 있거나 아예 가족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으로 
더 마음을 아파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늘날 교회 안에는 역기능
의 가정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아마도 5월
이 잔인한 달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가정의 달이라 할지라도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중요
하고 영속적인 가족 즉 교회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그에 대한 
프로그램도 계발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도 혈연의 가족처럼 아니 그보다 더 
풍성함을 제공해준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령 교회 안에는 이혼자, 독신자, 소녀가장, 독거노인처럼 가장 강력하게 후
원해줄 가정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는 가정이 있더라도 군인이나 유학
생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자들도 많습니다. 그 중 
가까이 있지만 외면당하는 선지생도들의 아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대개 경제적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고독과 고된 집안 일입니다. 그래도 남편인 선지생도들은 학교에서 새롭게 깨
닫는 지식과 삼각족구 등의 교제를 통해서 신앙과 삶의 의욕이 생기곤 하지
만 선지생도의 아내들은 혼자서 아이양육과 집안 경제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
에 많은 상처와 눈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혹자는 훈련의 과정이라는 명목으
로 이런 아픔들을 당연시 하지만 그것은 먼저 된 자로서의 기득권을 주장하
는 은혜의 왕국 밖의 이야기 같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이 옵니다. 주기도문대로 1인칭 단수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1
인칭 복수 ‘우리들의 아버지’를 자주 사용합시다. 그리고 ‘우리 아들, 우리 
집, 우리 교회’뿐 아니라 2인칭 3인칭 ‘너희 자녀, 너희들의 교회, 그녀’의 
고민을 위해 헌신합시다. 1인칭 단수는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