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항상…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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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은 항상…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미션 초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 운동장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습니
다. 캠파이어 시간이 되자 교장 선생님은 높이 쌓여있는 장작더미 앞에서 근
엄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오늘 야영을 축복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곧 불을 
내려 주실 겁니다!” 그러나 불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더욱 
목소리 높여 다시 한 번 간절히 외쳤습니다. “주님이시여! 불을 내려 주소서 
불을!” 하지만 불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짜증이 솟구친 교장 선생님이 마이
크를 집어들고는 학교 옥상에 소리쳤습니다. “이봐 김씨 불 보내!” 그래도 불
은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러자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습
니다. “여러분 우리함께 외쳐 봅시다. 김씨 아저씨 불 보내줘요 잉!”

설교준비를 못한 설교자가 강단에서 ‘시간이 없어 설교준비를 못했으니 본문
으로 은혜 받으시오’ 해놓고 성경과 상관없는 주변이야기나 꿈 이야기 같은 
간증
으로 설교시간을 떼운다면 이런 말을 권하고 싶습니다.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존G.밀러). 이 말은 요즈음 베스트셀러의 책제목입니다(한언
출판사). 

바보들은 일이 잘못되면 온갖 핑계와 불평과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는 것입니
다. 이 책의 제목은 한창 여름수련회를 준비하는 교회에게 핵심을 꿰뚫는 지
혜를 가르쳐준다고 봅니다. 수련회를 마치고 나서 ‘정말 시간을 잘못 잡았
어’ 한숨 짖거나, ‘이곳이 아니라면 참 좋았을텐데’ 라고 한탄하거나, ‘프로
그램을 바꿔야 했는데’ 라는 후회나, ‘예산이 부족했기 때문이야’라는 핑계
가 없으려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름수련회는 어쩌면 교회학
교의 일년 중 가장 큰 행사라 볼 수 있습니다. 교통비, 숙박비, 운영비 등 많
은 돈의 지출과 여기에 보이지 않는 봉사의 손길까지 계산해보면 대충 넘어
갈 행사가 아닙니다.


특히 수련회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영적 공급의 기회이기 때문
에 치밀한 준비와 더불어 뜨거운 영성도 필요합니다. 가령 어린이들에게 
구원
을 물어보면 다섯 번, 여섯 번, 일곱 번 구원받았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 이
유는 수련회 때마다 구원받아서(?) 그런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도 언제 예수
님을 영접했나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수련회 때라고 합니다. 이러한 대답들이 
칭의와 견인의 교리에 맞든지 틀리든지 어찌되었던 은혜 받았다는 말이 아닌
가요? 수련회는 어린이들이 해마다 구원받는 날입니다. 청소년들이 구주를 영
접하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영적인 수련회가 되도록 기도로 준비해야 합니
다.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참가 인원수도 달라지고 프로그램의 효과와 
은혜도 달라질 겁니다. 

우리가 준비 못한 것을 하나님의 은혜 탓으로 돌리지 말자는 것입니다. 부흥
회식 집회를 하든지 문화수련회를 하든지 거지전도를 하든지 농촌봉사 수련회
를 하든지 어찌되었든 준비를 잘 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자는 겁니다. 
물론 가장 바쁜 신자가 가장 경건한 신자이며, 우리의 숙련과 솜씨와 자원과 
훌륭한 프로그램만 있으면 문제없이 열매를 거둘게 뻔하다는 생각처럼 하나님
의 은혜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준비를 
시키
시고 또한 준비된 자를 사용하십니다.

도둑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는 밤 늦도록까지 일한다. 
그는 자신이 목표한 일을 하룻밤에 끝내지 못하면 다음날 밤에 또 다시 도전
한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의 모든 행동을 자기 자신의 일처럼 느낀다. 그
는 적은 소득에도 목숨을 건다. 그는 아주 값진 물건도 집착하지 않고 몇 푼
의 돈과 바꿀 줄 안다. 그는 시련과 위기를 견뎌내며 그런 것은 그에게 아무
것도 아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기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잘 안다'(랍비 주시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밤이 늦도록 기도해야합니다. 한 영혼
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함께 은혜 받도록 하며 영적 방해세력이 물러가도록 하
나님께 간구합시다. 교회가 포기하면 마귀가 바보 취급합니다. 그리고 마귀
는 악령의 오순절을 맞이할 겁니다. 영적실체를 깨닫지 못한 채 변명과 핑계
만 되풀이하면서 교회가 점점 무능해지는 사이에 마귀는 성큼성큼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부흥을 기대해야 합니다. 바다가 물로 
가득 덮이는 것처럼 온 세상이 
여호와의 영광을 아는 지식으로 가득 찰 때가 
올 때까지 말입니다(합2:14). 지혜로운 자는 탓하기 전에 항상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