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맞고요~ 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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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맞고요~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이번에는 2번(기호), 맞습니다 맞고요!, 
1번 찍으면, (우리학교) 막 가자는 거죠!!!” 초등학교 어린이회장 선거 유세
장에서 들리는 목소리입니다. 이 유행어는 나라전체에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
이가 일어나고 있음을, 그리고 화두가 되고 있는 그 개혁의 의미를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문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개혁에 대한 정반합의 논리
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유행어를 안경 삼아 정부의 개혁과 그리
고 교회개혁까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개혁이란 세상의 변화에 맞춰나가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제도와 사고의 틀을 
바꿔나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이해한다면 개혁이란 더
욱 높은 가치를 얻기 위해 과거나 현재에 취득한 가치를 버리는 것입니다. 그
러므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지키려는 고집과 또
한 앞으로의 변화를 무조건 몰아붙이려는 
독선과의 갈등이 발생될 수 있습니
다. 이것은 한마디로 옛것과 새것과의 갈등이라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진정
한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구(新舊)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균
형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을 위해서 보수입장에서는 맞는 것은 ‘맞습니다’라고 인정할 필
요가 있고 진보입장에서는 ‘막 나가지 말라’는 조언에 대해서 귀를 기울여
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중립을 가지고, 즉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원칙을 정해놓고 나갈 때 실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
다. 특히 우리가 개혁해야 할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등 모든 부분이 
문화라는 거대한 틀 가운데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문화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고 그 사회 구성원의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단번
에 고쳐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혁에는 한 번에 모든 일을 달
성하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여유와 지
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개혁이란 내용에 있어서 옛것을 무조건 버리고 새것만 취하려는 
‘탈바꿈’이 
아니며, 또한 방식에 있어서도 보수를 쳐버리는 급진적인 ‘혁
명’과도 구별된다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개혁의 원리가 기독교에도 적용된다는 점입니
다. 요즈음 많은 교회들이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취하며 서로가 개혁교회라
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큰 함정이 숨어 있는데 그것은 무조건 
‘옛것은 나쁘고 새것은 좋다’라는 흑백논리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 포퓰리즘(인기, 영합)까지 침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새것을 좋아
하는 민중의 심리를 이용해서 개혁(改革)이 아닌 것을 개역(改易)하려는 움직
임들입니다. 가령 열린예배, 셀운동, 영성운동 등은 개혁이고 그렇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수구세력이라는 눈총을 주는 경우, 또한 서열파괴 관행파
괴를 마치 개혁으로 착각하여 아예 직분(장로, 집사)을 없애거나 젊은이 위주
로 교회행정을 이끌어 가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열은 하나의 예의로서 때에 따라 필요하기도 하며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
다고 성경은 말합니다(고전13:5). 또한 직분이 물론 서열은 아니지만 특히 다
스림이란 직분을 우
리는 인정해야 합니다(딤전3:4-5, 5:1-2, 6:2). 관행도 좋
은 습관은 필요합니다. 오히려 은혜를 빙자한 방자함이나 예로부터 내려오던 
경건의 습관들을 마치 율법주의로 정죄하는 모습이 오히려 개혁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가령 사순절 기간동안의 새벽기도 습관의 경우 교회력을 지키는 관행은 우리
가 버려도 좋지만 그렇다고 새벽기도까지 버릴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
리 귀납적 성경공부가 훌륭하다고 하지만 老신학자들의 지혜와 경건의 열심
이 베어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같은 교리교육은 우리가 절대로 버려
서는 안될 유산입니다. 젊은 부부들 가운데 아이의 용기와 은사를 죽이지 않
는다는 이유로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두기도 하지만 그러나 
예로부터 사용되어 오던 체벌은 버려서는 안될 성경적인 아이의 훈육방법입니
다. OHP나 LCD프로젝터도 교구로 좋지만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등의 암
기교육도 필요한 것입니다. 

개혁, 맞습니다 맞고요, 방만,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죠. 새 집 줄께 헌 집 
다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로소이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을 
이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