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기독교식으로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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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기독교식으로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명절이면 아직도 제사를 지내야 하는 피치 못할 기독교가정이 있는 것 같습니
다. 이제나 저제나 기회를 봐서 기독교식으로 한다고 하던 것이 벌써 몇 년
째 엉거주춤을 추는지 모릅니다. 계속 끌려가자니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고 그
렇다고 막무가내로 믿음으로 밀어부치자니 가정의 평화가 깨질 것 같고 은근
히 핑계를 대서 피하자니 조상도 몰라보는 불효막심한 상놈이라 욕먹을 것이 
뻔하고 정말 곤혹스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믿음을 포기해서
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믿는 자들에게 감당치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또한 시험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주시기 때문입니다(고
전10:13). 이 말씀을 의지하고 올해부터는 명절날 양다리를 걸치거나 엉거주
춤을 추지 마시고 제사문화에서 기독교식으로 전환하는 놀라운 결단이 있기
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명절문화의 기독교적 전환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요? 

첫째로 문
화이해입니다. ‘신국원의 문화이야기’라는 책을 보면 개혁주의 문화
론을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문화를 예를 들어 사과로 치자면 개혁
주의는 벌레 먹은 사과를 통째로 버리자는 주장도 아니고, 벌레 먹은 부분만 
도려내고 먹자는 것도 아니고, 벌레까지 먹어 버리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벌레를 산 채로 내버리면 다른 사과에 해를 끼칠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리스
도인은 이렇게 썩은 문화라도 변혁시킬 만큼 튼튼한 위장을 가져야 합니다’ 

벌레 먹은 사과, 그것을 곧 우상으로 빛 바랜 한국의 명절문화라 본다면 오늘
날 기독교는 이 사과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
는 무조건 제사는 안된다 라고 보아 벌레 먹은 사과를 통째로 버리자는 소극
적 보수주의적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천주교가 취하는 문화전략처럼 한국고유
의 제사문화를 그대로 수용하자는 적극적 진보주의 입장이라 말할 수 있습니
다. 그러나 우리가 취할 자세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적극적 보수주의 입장이
라는 것입니다. 즉 한국의 고유명절을 버리지도 말고 그렇다고 무방비상태로 
수용하지도 말고 오직 기독교적 대안을 
가지고 변혁해서 이끌어 가자는 것입
니다. 이러한 입장은 상황과 여건에 복음의 빛이 부딪쳐 완전히 반사되는 것
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양하게 굴절되는 모습도 아니고 빛이 세상에 스며들어 
녹이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세
상이 가진 기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입니다. 불신
자들의 힐난처럼 기독교는 효를 무시하거나 가정의 화목을 깨뜨리는 종교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것들에 다른 종교들보다 더 월등하고 고상하다는 것을 말
로만 아니라 몸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불신자들의 사명은 기독교
를 비난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에 또 다시 덮어씌우기를 할 것이지만 그래
도 우리는 그들에게 끝까지 흠 잡히지 않도록 효와 가정의 화목실천에 최선
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명절문화의 기독교적 전환을 위해서는 복음의 능력에 대한 순종입
니다. 대부분 기독교가 문화변혁에 실패하는 이유는 지혜부족이 아니라 복음
의 능력을 믿는 믿음부족에서 비롯됩니다. 성경에 보면 바로의 명령 앞에서
도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경건한 불복종을 행
한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출1:17). 또한 기독교 박해시대의 왕이었던 가이사의 집에서도 하나님을 믿
는 성도가 있었습니다(빌4:22). 이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면 인간에 대한 공
포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또한 복음의 능력 안에 있
을 때 소망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가장 회심
하기 어려운 기독교의 대핍박자 다소의 사울도 회심했던 것처럼 복음은 하나
님의 능력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집이 바로의 궁전이나 가이사의 집처럼 무시무시한 분위기라 해도, 즉 
기독교를 박해하는 어떤 세력 앞에서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명
절문화의 기독교적 전환은 눈치전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적전쟁으
로 이루어진 다는 것을 믿고 기도하고 순종할 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난다
는 것입니다. 순종하는 자에게 복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말다툼을 벌이고 스
트레스를 받는 날이 아니라 소망에 관한 이야기만 오고가는 가정이 될 것입니
다. ‘가정이 화목하는 길은 만유의 주인이신 하나님만 경배하고 사랑의 기독
교적 우월성을 이웃에게 전파하고 성경대로 사는 것
뿐임’을 가족모두가 고백
하는 날이 곧 올 줄 믿습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