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고, 질서 있게_우종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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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고질서 있게

 

< 우종휴 목사, 황상교회 >

 

모든 것을 적당히 하고 질서대로 하라

 

우리는 2013년도 제98회 장로회 총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올해는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행사가 아닌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총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교단의 총회는 교단의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우리 교단과 같이 한국에는 장로교 정치원리를 채택한 교단이 250여 개가 있습니다그러나 장로교회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교단은 몇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지 모르지만 이번 총회는 더욱 장로교 정치원리가 구현되는우리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총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칼빈주의는 교회정치를 소중하게 여깁니다칼빈에게 있어서 교회정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복지를 위한 수단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복지를 실현하는 1차적인 수단은 말씀의 순수한 설교입니다그것은 참된 교회의 첫 번째 표지이기도 합니다교회정치는 말씀의 순수한 설교를 지키고 유지하는 수단이기에 성경적 교회정치는 건강한 교회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그래서 칼빈은 교회정치를 필요하지 않다고 깎아내리는 사람은 교회를 망치거나 파괴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웨스터민스터 신학대학원의 울리 교수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에 미국 장로교회의 신실함이 사라진 이유가 신학적으로 무지한 목사와 장로들이 자유주의 신학자와 목사들을 반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칼빈주의 교회정치 원리는 성경에 기초한 것으로 직분자의 평등지역교회의 자율교회의 연합으로 정의됩니다직분자의 평등 속에는 교회간의 평등도 들어있습니다칼빈은 이 원리대로 행할 때 교회의 모습은 품위가 있고 질서가 있다고 했습니다.

 

교회정치를 논하는 장에서 칼빈은 모든 것을 적당히 하고 질서대로 하라”(고전 14:40)는 말씀을 여러 번 인용했습니다개역개정판은 적당하게를 품위 있게라고 해석했습니다그렇다면 모든 교단의 총회 모습은 품위 있고 질서가 있어야겠습니다.

 

커버넌트 신학교 교회사 교수요 학장을 지낸 숀 마이클 루카스 목사는 그의 책 《장로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장로교 정치를 기술한 장의 제목을 〈품위 있고 질서 있게〉라고 하면서 품위와 질서를 장로교회의 정체성으로 표현했습니다

 

첫째, ‘품위가 있다는 말은 글자그대로 잘 생겼다는 말이지만 여러 가지 다른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예의바르다적당하다고상하다은혜롭다보기가 좋다질서가 있다돋보인다내어놓을 만하다 등등의 의미를 가집니다칼빈은 이러한 모습이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 질서가 있다는 말은 글자그대로는 순서대로 한다는 말입니다칼빈은 질서에 대하여 정의하기를 책임을 맡은 이들이 선한 정치를 하기 위한 법이나 규칙을 아는 것과 다스림을 받는 자들은 올바른 훈계(권징)에 순종하는 것이 몸에 배인 것이라고 했습니다회의를 할 때에는 의장의 합법한 인도함을 잘 따르는 것이고 정당한 결정을 잘 이행하는 것입니다정당한 결정을 무시하고 따르지 않는 것은 질서와 연합을 흩뜨려서 결국은 품위를 손상시킵니다.

 

우리가 지난 33년 전에 일만 가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교단을 설립한 목적은 오직 하나였습니다곧 진정한 의미의 장로교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그리고 지난 33년간 누가 뭐라고 하던 안 하던 우리는 우리의 방식에 따라 장로교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사실은 이미 목회 일선에 서 있는 선배님들 및 동역자들의 말과 행동으로 증명되었습니다그리고 이제 합신의 후진들도 기꺼이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선배들의 뒤를 잇고 있습니다이 모든 것이 사람의 생각이나 방식으로 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기꺼이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 했습니다그리고 이제는 그 결실을 거둘 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그 열매가 바로 품위 있고 질서 있는 총회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복을 주심으로 이번 총회가 이전보다 더 품위 있고 질서가 있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회의에 참석하는 총대나 방청객뿐 아니라 총회의 소문을 듣는 모든 분들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총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