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없는 것입니다_김교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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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없는 것입니다

 

< 김교훈 목사, 한누리교회, 충청노회장 >

 

 

“목사의 실력이 성도들을 낙심과 정체로 만드는 실수로 나타날 수 있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없는 것입니다’라는 말은 22년 전 신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주옥같은 가르침이다. 교수님께서 학문과 경건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실력을 쌓아야 할 이유에 대한 동기부여로 이런 예를 들어 주셨다.

 

두 사람이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자 한편의 대마가 죽게 되었다. 상대방이 말하기를 실수했으니 한수만 물러달라고 했다. 물러주었다. 계속 두다가 또 대마가 죽게 되자 이번에도 실수니 한수만 물러 달라고 했다. 물러주었다. 또 두어가다가 대마가 죽게 되자 세 번째에도 실수니 한수만 물러 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이기고 있는 사람이 말했다. “선생님!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없는 것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이 가르침이 생각나서 낙심하다가도 다시 용기를 얻어 일어나게 된다. 목회의 시간이 흐를수록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물론이요, 목회가 즐거워지는 것은 주의 은혜이다.

 

실력을 쌓아가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대전으로 내려와 좋으신 선배 목사님들과 동역자들을 만나 매주 화요일 독서모임을 17년째 하고 있다. 독서 모임을 통해 개혁주의 신학, 교리사, 성경영어, 청교도들의 고전, 설교 스터디, 성령론, 사회 이슈, 전도, 선교 등등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지식을 쌓아가고 있다. 화요 모임을 통해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 목회 사역에도 풍성하게 나타난다고 여겼다.

 

그런데 점차 이 지식을 쌓아감이 실력이 아닌 실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회자의 실력은 교회의 유익이 되어 성도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가운데서 신앙이 성숙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실력(?)이 교회를 더욱 든든히 세워가야 함에도 성도들의 신앙을 성숙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성도들의 신앙을 정지시키거나 퇴보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실력(?)이 옳고 그름을 주장하는 정죄와 비판으로 나타나 성도들을 세우고 성장시키는 것보다는 낙심과 정체로 만드는 실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바울 사도의 디모데 할례 사건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안디옥교회의 어떤 유대인들이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않으면 능히 구원을 얻지 못한다”는 가르침으로 다툼과 변론이 일어나자 사도와 장로들의 모임인 예루살렘 회의에서 “우리가 저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라고 결정하였다.

 

할례가 구원의 절대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바울과 바나바를 초대교회 이방인의 여러 곳으로 다시 보냈다.

 

바울은 제2차 선교여행 중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의 형제들에게 칭찬받는 디모데를 동역자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이때 바울은 디모데의 부친이 헬라인인줄 알고 있는 그 지경에 있는 유대인들을 인하여 디모데에게 할례를 시행하였다. 이미 예루살렘 회의를 통해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을 이방인의 여러 교회에게 알리러 가는 중에 일어난 일이다.

 

바울은 교회의 분란을 방지하고 덕과 유익을 위해 디모데에게 할례를 베풀었다. 할례파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할례를 받지 않아도 교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울의 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른 가르침은 교회를 세워 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그 바른 가르침을 적용하는 데에는 목회적 실력이 수반될 때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지금도 실력은 실종되고 실수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오늘도 사도 바울처럼 “나의 나 된 것은 주의 은혜로 된 것이라”는 고백으로 매일 주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며 엎드린다.

 

우리의 바른 가르침이 정죄와 비난이 아닌 교회를 세워가는 아름다운 실력으로 나타나기를 소망하며, 동역자들을 향한 존경과 예의를 더욱 넘치게 하시고, 성도들을 향한 기대와 사랑과 열정이 식지 않게 하시는 주의 은혜를 바라며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