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_박삼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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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 박삼열 목사, 송월교회 >

“국가와 대의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음 가져야”

며칠 전 인천의 한 지역주민센타 2층에 마련된 금양호 실종자 가족대책본부
를 방문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사람의 크리스천이요 더구나 목회자로
서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괴롭혀 왔기 
때문이었다. 

금양호 사건 희생자 유족들 방문해

금양호는 2010년 4월 2일 서해상 천안함 침몰 사건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부유물 수색에 나섰던 저인망 쌍끌이 어선이다. 금양호는 천안호의 실종 군
인들을 찾는 일을 돕고자 자원해서 나섰던 자그마한 어선이었다. 
그런데 그 어선이 천안함 구조 작업을 협력해 수행하던 중 그만 파도에 휘말
려 침몰하고 만 것이다. 후에 알려진 바로는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 타이요호
와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날 사고로 9명의 실종자가 발생했고, 방문 당시 실종 어부 중 2명의 시신
은 발
견되어 인도 국적의 희생자는 본국으로 이송했고 우리나라 국적의 희생
자는 동네의 한 영안실에 안치된 상황이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침울하고도 조용
히 앉아 있었다. 신분을 밝히고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물었을 때 그들에게
서 들은 답은 뜻밖에 나라를 생각하는 훌륭한 말들이었다. 
그들은 차갑고 검푸른 깊은 바다 속에 있을 남편이나 오빠 혹은 동생을 생각
하면 말로 다할 수 없이 가슴이 비통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어부들의 삶이라
는 것이 일 년의 약 10개월은 집을 떠나 바다에서 생업을 위해 보내는 삶이
기에 평소의 그런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말이 나로 하여금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라
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 희생자를 찾는 시간이고, 천안함 수색이 
다 끝나면 우리 가족에게도 손이 미치지 않겠느냐…’고 조용히 말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많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상황에서 국가를 생각하고 있고 
대의를 생각하고 있다니 뜻밖의 충격처럼 와 닿았다. 일상의 먹고 사는 일
과 자녀를 가르치는 생활고만 생각
해도 마음이 버거울 분들일 터인데 그들
은 다름아닌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을 나온 후에 시내 모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선원 고 김종평 씨의 빈
소를 들렀다. 50대 후반의 고인은 생전에 교인이었고 그의 아내는 시내 모 
감리교회 집사였다. 조의를 표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기도해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래서 고개 숙여 함께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중 하나님께서는 우
리가 이 땅을 사는 동안에 무엇에 더 힘쓰며 살기를 원하시는지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천안함 사고 전모에 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조사가 끝나야 드러나겠지만, 그
때까지 우리 모두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문득 성경 말씀이 생각났
다. “즐거워하는 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그러고 보니 ‘나의 관심의 많은 부분이 사람들의 삶의 슬픔을 좇아가지 못
하고 있구나. 어쩌면 생각의 상당수가 주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따르지 않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그럴 분들이 없겠지만 나의 자녀가 그 자리에 포함되
지 않은 것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벌
써 다 잊어버리고 예전처럼 산다면 
과연 앞으로 어느 누가 나라를 위하여 혹은 대의를 위하여 희생하고 봉사할
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기들 슬픔보다 국가 먼저 생각해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동정하기를 하나님께서는 원하고 계시리라 생각해 보
게 되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