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이지 않아도 꼭 필요한 위원회_이선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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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보이지 않아도 꼭 필요한 위원회

이선웅 목사_부총회장,남문교회

실적이 보이지 않아도 꼭 필요한 총회 특별위원회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
가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이다. 지난 92회 총회 때 한 총대께서 총회 석상에
서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하시면서 “남북 교회 협력 위원회 같은 위원회
는 왜 그대로 놔두는지 모르겠어요. 없앨 건 없애고 좀 정리가 되었으면 좋
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총회기구 정리의 필요성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냥 흘려버릴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
도 않고 지나갔지만 두고두고 그 말이 여운에 남는다. 그분의 말에 내가 민
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내가 그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데다 지금도 그 위
원회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후 나는 그분이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마
도 이름뿐인 위원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는 일 없이 돈이나 축내
고 있거나 아니면 적당히 놀러나 다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크게 하는 일도 없고 두드러진 실적이 없는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남북 교회 협력 사업에
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사업 실적을 
내보이기란 쉽지 않다.
특별히 남북 교회 협력 위원회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사업은 통일 후를 대
비하는 일이다. 통일 후 북한의 무너진 교회를 재건하는 일이다. 따라서 한
국교회, 특별히 우리 총회가 이 일에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준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 일을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에서 하지 않으면 어디서 하겠
는가? 훗날 통일 후를 바라볼 때 우리 총회 안에 그런 위원회가 있다는 사
실 자체가 매우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가 팔짱이나 끼고 있으면서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껏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는 그 사업을 공개적으로 총회
에 보고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는 아름다운 전통도 가
지고 있다. 현재 다섯 손가
락으로 꼽을 수 있는 몇몇 교회의 후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비를 위원들이 
속한 교회에서 자발적으로 후원하여 사업을 해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모임 
때 일체 여비 지출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식사 대접
을 해오고 있다.
총회 때 남북 교회 협력위원회의 불필요성을 언급한 분 외에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또 있을 것 같아서 한두 가지만 더 밝혀두고자 한다.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안에는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한 상설기구가 설치되
어 있을 뿐 아니라 통일 선교대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각 교단에서
는 각 교단 나름대로 무너진 북한 교회 재건과 남북 교회 협력 사업에 열심
을 내고 있다.

북한교회재건 관심가져야

그들에 비하면 우리의 활동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아마도 총회 때의 한 
총대의 발언은 우리가 일을 너무 못한 데 대한 책망일 것이다. 이점 충분히 
수용하면서 향후 남북 교회 협력 위원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재삼 부
탁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