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교단으로 거듭나야 할 때
이의행 목사_목민교회
일반 시민들이 갖는 언론관은 무엇일까? 육하원칙에 입각한 사실 보도와 다
양한 정보 제공과 비판과 대안 제시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해 건전한 여론
형성을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론의 기능은 보도, 비판, 대안
물론 어느 특정한 기관을 대변하는 기관 언론은 항상 자기 홍보와 자기 방
어 그리고 상대에 대한 비방과 공격을 통해 집단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기 때
문에 건전 언론을 표방하기 쉽지 않다.
특히 우리 기독교 개혁신보와 같은 종교 언론의 특징 중 하나는 건전한 비판
의 부재라는 것이다. 우리 교단처럼 규모가 작은 경우는 선후배 혹은 스승,
제자같은 연줄을 뛰어넘는 호기를 부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
은 말들이 많아도 그냥 침 삼키며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교단 언론은 광야의 소리였던 세례 요한처럼 강심장
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신교단의 태동과 함께 한 목회
였기에 필자는
교단에 대한 애정을 누구 못지 않게 가지고 있다. 벌써 4반세기의 세월이 흘
러 청년의 기상을 품게 된 것이 대견스럽다.
그런데 교단 설립 25주년 기념대회를 마치고 뒷이야기들이 제법 무성하다.
당연히 이야기의 내용들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뉜다. 물론 이
런 평가들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사장에 진주가 묻혀버리듯
이 이런 평가들이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토론되고 독자들에게 바로 알려지고
그래서 설명이 되고 대안이 제시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세워져서 발전해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학생들은 평소에 공부한 것을 시험이라는 기회를 통해 자기 실력을 평가한
다. 이때 자신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간파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
하는 학생은 반드시 실력이 향상된다. 우리 교단은 금번 대회를 통해 일종
의 테스트를 해본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학 목회 철학, 교단의 정체
성, 목회자 상호간의 긴밀한 동역자 의식 더 나아가 교단의 비전을 시험대
에 올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단 전체의 행사를 가지고 앞서 일하는 몇몇 사람들의 리
더십을 평가해서
는 안 된다. 분명한 것은 교단 전체를 보는 것이다. 그 속에서 나를 보고 우
리의 목회 현장을 보아야 한다.
영화 ‘괴물’이 개봉한지 29일만에 국민 다섯 명중 한 명에 해당하는 1,000
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해서 역대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에 도전하
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여기에도 물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원초적 본능엔 집단
무의식을 자극하는 내용과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한 ‘괴물’을 보기 위해서
620개의 스크린 앞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적
인 거장 김기덕 감독이 자신이 만든 영화 ‘시간’을 상영하겠다는 개봉관
이 별로 없어서 앞으로 한국에서는 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것은 우리 사회가 균형을 잃어버리고 ‘쏠림 현상’으로 치닫고 있지 않은
가 하는 우려가 된다.
사회학적으로 문화의 쏠림 현상은 그 사회가 미성숙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이다. 월드컵때 ‘대~한민국’을 외치던 전국민이 월드컵이 끝난 후 축구장
은 왜 외면하는가. 이것도 역시 미성숙의 단면이다. 남의 이야기 그만하고
우리 이야기하고 불꺼야겠다.
필자는 우리나라와 우리교단을 비슷하게 생각한다. 교회숫자가 1000교회도
되지 않는 작은 교단에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집중과 쏠림
은 분명 다르다. 쏠림은 미성숙이지만 집중은 성숙함의 행동이다. 집중은 균
형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쏠림은 균형 감각을 상실한다. 집중은 이성적이지
만, 쏠림은 비이성적이다. 우리 안에 정책의 쏠림 현상, 인물과 재정과 목
회 이념과 신학의 쏠림 현상은 없는가. 마지막으로 총회를 앞두고 이런 제안
을 해본다.
① 총회의 총대는 모든 목사 회원이 되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총회는 축제
의 장이 될 것이다.
② 총회의 안건은 사전 토론이 가능한 인터넷 토론을 허용하면 좋지 않을까?
③ 총회 선거 역시 사전 인터넷 투표는 어떨까. 우리는 무감독 시험의 경험
이 있지 않은가.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길
이렇게 제안하는 이유는 총회가 정치를 독점하지 않고 집중과 균형을 잡아
교단 목회자와 교회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총회가 되기를 바람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