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교인 수 감소, 목사와 교회 수 증가_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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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수 감소, 목사와 교회 수 증가

<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

 

신학교가 정원을 줄이고 좋은 목회자 배출할 수 있게 후원해야

 

통계를 보면 합동 교단의 2013년 교인수가 직전 연도에 비해 무려 4.6%, 약 13만 8천 명이 감소했다. 웬만한 군소 교단 교인 수보다 많은 숫자가 감소한 것이다. 통합 교단 역시 4년 연속 교인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것은 교인수의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추세임을 말해주고 있다.

 

반면에 놀랍게도 같은 기간에 합동 교단은 목회자 수가 448명 증가했고 교회 수 역시 51개처가 증가했다. 통합은 각각 615명과, 175개처로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감리교, 기장, 고신, 합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교인 수는 줄고 목회자와 교회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인 수는 줄고 목회자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목회자 간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교회 수가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복음이 널리 전파되도록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가 세워진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그러하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증가한 교회들 중 상당수가 가내수공업과 생계형 목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왜 교인이 줄었을까? 그 이유로 출산율 저하로 인한 교인 수의 자연적 감소보다는 개신교의 신뢰 하락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같은 기간에 로마 천주교와 불교는 오히려 증가세에 있다는 점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의 신뢰 하락의 원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목회자의 양산과 그로 인한 질 저하를 빼놓을 수 없다. 그것은 급격한 목회자 수의 증가와도 무관치 않다.

 

한 해 배출되는 신학생이 3천 명이라고 한다. 그 중 1천 명은 무인가 신학교 출신들이다. 교회의 사역자와 선교사 파송과 기타 수요로 이들 중 몇 %가 사역에 임할지 확실하지 않다. 아마 50%가 안 된다고 한다. 즉 신학교 졸업생들 중 50%가 넘게 사역할 곳이 없는 것이다.

 

1970-80년대의 교회 부흥기의 수급에 맞춘 신학교의 과다한 정원과,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무인가 신학교의 저급한 교역자 배출로 한국 교회는 씁쓸한 통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출산 인구의 감소 또한 앞날을 더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요사이 크지 않은 교회의 후임 청빙에도 몇 십장의 이력서가 몰려온다고 한다. 교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며 당신 아니어도 올 목사는 많다는 자세를 알게 모르게 갖게 된다. 목회자의 귀함과 존경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신학교 정원을 감소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신학교들의 운영은 대부분 등록금에 의존하는 면이 있다. 또 정원의 감소만큼 교수와 직원의 감소도 따라야 한다. 누가 이런 밥그릇이라는 전쟁터에 메스를 들이대려고 하겠는가? 실제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신학교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정원수를 오히려 늘리기도 하고, 신학교 없는 교단들과 통폐합을 하기도 한다.

 

한국 개신교는 정치적으로 통일이 되어 있지 않아서 한국 개신교 전체적으로 무엇이 옳은 길이고, 살 길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혹시 생각한다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보조를 맞춰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동력과 컨트롤 타워가 없다. 이 면에서 로마 천주교보다 훨씬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교단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정원을 90명에서 75명으로 줄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신학교의 재정과 교수들과 신학교의 규모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정원을 늘려야 하지만, 목회자의 수급 현황과 특히 앞으로 배출되는 신학생들의 10년과 2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정원을 줄였다는 것이다. 근시안적인 학교측의 이익이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와 졸업생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의 양심과 식견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합동신학교에 입학하면 최소한 1년간 기숙사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 교수들도 한 주간 씩 기숙사 생활을 교대로 하면서 학생들과 인격적인 접촉을 갖는다. 필자가 재학 중일 때에는 정원이 80명이었다. 이는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를 인격적으로 알 수 있는 숫자이다.

 

이렇게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단지 신학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인격과 삶까지 배울 수 있었다. 이제 정원이 75명으로 조정되었다 하니 교수들과 학생들 사이에 인격적인 소통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요즘처럼 목회 지망생들의 진로가 불투명한 시대에 우리 교회들이 신학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더불어 지원을 하게 된다면 신학교는 보다 과감히 정원도 줄이고 충실하게 신학 수업에 정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는 내년 예산에 신학교 후원금을 지금보다 2배 늘리기로 했다.

 

사실 우리 교단에 속한 교회들은 신학교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대부분 후원하고 있는 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합동신학교가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