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 _안만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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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

안만길(염광교회 담임목사)

변화산 기념관(도서관) 준공 감사예배에 참석하기 위하여 모처럼 모교를 
찾아갔다. 교정에는 아직도 지지 않은 붉은 단풍이 반겨주었고 무수한 낙엽
들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었다. 새롭게 지어진 변화산 기념관은 본관과 
더불어 생활관과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작품으로 보여 졌다. 은은한 벽돌의 
색감이 좋았고 건물이 튼튼하게 보여 믿음직스러웠다. 합신의 초창기 반포 
남서울 교회 지하실에서 공부하던 때를 회상해 보니 감개무량하였다.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만 주신 놀라운 복의 하나이
다. 너무 재미있어서 손에서 놓기 싫은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복
이 될 것이다. 필자는 최근에 죤 그리샴(John Grisham)의 소설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제목은 ‘유언장’이라는 소설이었는데 그 내용이 많은 것들
을 생각하게 하였다. 재벌 사업가인 트로이 필런이 투신자살을 하면서 그 소
설이 전개된다. 그 안에 이런 글로 
시작된다. “내 불행의 근원은 돈이다.”
그는 110억불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유산으로 남겨 놓았는데 그것을 앞
에 놓고 배다른 자식들과 그들을 돕는 변호사들에 의하여 소동이 붙기 시작한
다. 그러나 막상 유언장을 공개해 보니 그 유산은 레이첼이라는 그의 첫 번
째 부인의 딸에게 지정되어 있었다. 레이첼은 지금 아마존 정글 깊은 곳에
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었다. 네이트라는 변호사가 그녀를 만나기 위하여 브
라질의 아마존 깊은 정글을 찾아 나선다. 

당시 네이트는 알콜 중독자로 그의 가정은 파산나 있었고 인생의 막다른 골
목에 처해 있는 형편이었다. 그는 천신만고끝에 아마존의 정글에서 원시부족
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던 레이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온갖 역경을 다 
겪고 만난 레이첼은 그 유산에 흥미가 없었다. 반면에 네이트는 레이첼을 만
나면서 그의 영혼이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오직 돈만을 위해 살아왔던 자기의 부서진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순
수한 영혼 앞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어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질
문명과 황금만능주의에 빠져서 허덕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상을 폭
로하면서 
아울러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와 그의 이타적인 삶을 통하여 진정한 
인간의 회복이 이렇게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는 갔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여 최첨단의 고성능 컴퓨터와 
인터넷이 온통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
래서 점차 책은 우리의 손에서 멀어져 가고 컴퓨터 화면을 대하고 있는 시간
이 더욱 늘어가고 있는 것이 요즘 현대인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보
의 바다 속에서 정보의 보화를 건져내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쓰레기 속에서 
헤매고 있지 않은가 염려된다. 온라인상의 설교 서비스도 많아서 풍부한 자
료들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깊이와 맛을 얻기란 어려울 것이다. 
“여섯 권의 다른 책을 읽는 것 보다 시간의 간격을 두고 한 권의 책을 여섯 
번 읽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이다”라고 로렌스(D.H.Lawrence)는 말하였
다. 특히 목회자는 많은 독서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신의 지적인 성장과 
더불어 설교준비라는 실용적인 차원에서 더욱 그러할 것이다. 

목회
자에게는 6중 독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소설, 역사, 전기, 일기나 시 
등이 그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도 좋겠지만 디지털 방식이 아닌 
아날로그식의 방식이 우리의 영혼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클 것이다. 인터
넷 만능주의에 빠져서 아날로그식의 독서를 포기한다면 그 정보가 한낮 얄팍
한 지식으로 끝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작가 장정일은 말하기를 ‘어떤 책을 
들고 3일 이상 뭉그적거리면 그 책은 당신 손에서 죽은 거라고 봐야한다’
고 하였다. ‘피로 쓰여진 책은 게으른 독자를 거부한다’고 니체가 말하였
다. 

변화산 기념관은 합동신학대학원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여 주신 귀한 선물이
다. 그리스도안에서 지성의 변화가 일어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
을 가져본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주를 찾으며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더불
어 경건한 지식과 지혜를 캐어내는 보고가 되어야 될 것이다. 아울러 이미 
학교를 졸업한 우리도 가끔 이 도서관에 들러 우리의 둔해진 지성에 다시 한
번 경건과 학문의 예리한 날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 봄이 유익할 것이다. 하
나님께서 합신에 허락하신 귀한 선물에 다시 한번 감
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