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 참여의식 심각하다
수원 선목교회 정성호 목사
우리 교단은 신학적으로는 칼빈주의를, 정치적으로는 장로교 정치를 따르는
교단이다. 따라서 총회 산하의 각 노회는 개혁주의 전통에 따라 1년에 두 번
정기노회를 개최한다. 올해에도 4월 둘째 주가 되자 모든 노회가 정기노회로
모였다.
그런데 노회 회원으로서 노회에 참석할 때마다 일부 회원들의 모습 때문에 마
음 한 구석이 편치가 않게 된다. 어떤 회원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결석을 한
다. 어떤 회원은 일부러 개회예배 이후에 온다. 어떤 회원은 회의 중에 독서
를 한다. 어떤 회원은 회의 중에 잠시 회의 장소를 떠나 회원들끼리 사적인
만남을 가진다. 어떤 회원은 회의에 출석했다가 도중에 돌아간다. 그 중에는
흠석·사찰위원(출석자 관리 위원)의 허락을 받고 간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슬쩍 빠져나간 사람도 있다.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조퇴하지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 레
슨을 하기 위해서, 심방을 하기 위해서, 원고
마감을 하기 위해서 등과 같이
너무나 사사로운 이유 때문에 조퇴한다. 심지어 어떤 회원은 회의에 참석하
는 것 자체가 귀찮고 시간 낭비인 것 같아서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서 조퇴한
다.
어떤 회원은 노회의장의 허락을 받지도 않은 채 그냥 일어서서 발언을 한다.
의장이 제재를 가해도 막무가내이다. 이와 같은 일부 회원들의 모습은 노회
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다. 일부 회원들은 노회를 불필요하고 지교회에 아무
런 유익이 되지 않는 모임으로 여긴다. 노회는 여러 가지 점에서 꼭 필요하
고 또한 유익하다. 다음과 같은 필연성과 유익성 때문에 노회는 하나님의 말
씀에 의해서 명백히 명령된 것은 아니지만 허용된 것이다.
첫째, 노회는 교회가 더 잘 존속하기 위하여 필연적인 것이다. 교회가 교회답
게 계속해서 존속하는 데 가장 큰 방해물은 인간의 부패성이다. 인간의 죄성
과 연약성이 교회의 존속을 방해하고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노회는 필연적으
로 필요하다. 노회는 지교회들의 독립성을 주장하고, 교회의 혼란과 분열, 목
사의 성직계급, 몇몇 지체들에 의한 통치로부터 지교회들을 보존한다. 노회
는 다른 교회들과
의 연합 속에서 지교회들을 지지하고, 더 많은 회중들에게
소임을 수여함으로서 각 지체들의 자유를 확증하여 준다.
둘째, 노회는 교회의 통일성을 위하여 필요하다. 교회가 부름 받은 교리의 통
일성, 권징과 의식(예배)의 통일성, 교회가 보존해야 할 규례와 평화와 사
랑, 교회에 일임된 공동적인 관심사들(교육, 소임, 봉사선교, 이방선교, 교
회 구제 등)은 노회라는 수단을 통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 사실 노회는,
이 땅에서 항상 교회 내에 교리와 권징 그리고 섬김에 대해서 반복하여 토론
을 일으키고 이와 같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행해진 자세한 조사와 충분한 논의
를 통하여 그것들을 결정하는 수단이다. 이런 점에서 노회는 행정적인 사무
를 처리하는 노회로 머무를 것이 아니라, 신학적인 토론과 합의가 있는 노회
로 발전해야 한다.
또한 일부 회원들은 노회와 지교회와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다. 지교회는 노회
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교회는 노회와 독립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지교회는 노회와 동등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교회
는 교회의 본질을 가지고 있으나 노회를 떠나서는 완전한
교회가 아니다. 작
은 부분은 더 큰 부분에 속해 있고, 더 큰 부분은 전체에 속해 있듯이, 각 지
교회는 “많은 각 지교회가 그 지체로 존재하는” “하나의 전체교회”(노회 혹
은 총회)의 일부이며 따라서 노회와 총회 아래에 있을 때 완전한 교회이다.
따라서 모든 지교회는 자체의 일을 처리하며 자체의 치리를 행사할 권리가 있
지만, 그 권리 행사를 독립적으로나 무책임하게 할 수 없다. 만약에 개교회
가 그 정치에 있어서 전적으로 독립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의
하나됨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또한 지교회의 회원은 전체교회(노회)의 회원이
며 지교회의 행동이 교회 전체의 행동이 된다. 따라서 전체교회는 지교회의
행동이 그리스도의 법에 따라서 행해지도록 감독할 권리가 있다. 비록 어떤
지교회가 다른 지교회 위에 권세를 갖는 것은 아닐지라도, 같은 분할지역에
있는 각 지교회는 회의든지 의논이든지 간에 그들이 교제하고 있는 “더 많은
교회들”(노회)의 견해에 순종해야 한다.
한마디로 노회는 하나님께서 교회(교회의 하나됨과 거룩성, 그리고 사도성)
를 잘 보존하기 위해서 만드신 기관이다.
그러므로 첫째, 노회를 가볍게 여기
서는 안 된다. 노회 자체를 업신여기거나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무시해
서는 안 된다. 노회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둘째, 노회의 명령과 결의된 사항
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순종해야 한다. 물론 노회가 처리한 일이 성경적으
로 올바른지를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노회 모임에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 정기 노회이든 임시 노회이든 빠짐없이 출석해야 하고, 그 모
임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해야 한다. 개인의 사사로운 일로 혹은 지교회의
사정으로 너무나 쉽게 그리고 당연하게 결석해서는 안 된다. 넷째, 노회원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노회원들이 서로 자주 만나 교제함으로 신학적인
동질성을 확인하고 굳게 해야 한다. 노회원들을 장로교 신학과 장로교 정치
를 함께 구현해 나가는 귀한 동지로 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