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신학강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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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신학강좌에 거는 기대

 

정암 박윤선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정암신학강좌’가 올해로 24회째를 맞아 11월 6일 남서울은혜교회 밀알학교에서 모인다. 차제에 정암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난 23년간 정암의 학문과 설교와 삶에 대한 학구적인 조명은 한국교회사에서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환영할 뿐만 아니라 정암신학강좌의 의의에 대해 이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정암을 조명해 발표된 논문들을 총망라해서 주제별로 엮어 출판한다면 한국교회는 정암에 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아울러 정암이 추구하고자 했던 교회개혁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그동안 정암에 대한 학구적 조명에 이어 차제에는 정암이 남겨 놓은 작품들을 직접 조명하는 강좌가 병행된다면 정암신학강좌가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정암이 남겨 놓은 작품들이 워낙 많고 방대해서 자칫 비켜가거나 몰라보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암이 남겨둔 ‘헌법정신’과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해설’과 ‘성경신학’ 그리고 ‘개혁주의교리학’ 등은 지금도 신학교 교재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역작들이다. 이런 작품들 안으로 직접 들어가 주제별로 연구하고 발표한다면 정암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셋째, 정암의 저작물들을 지금도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학교 학과목에서 교재로 채택해 계속해서 읽고 연구하게 만들어야 한다. 정암에 대해서 말하는 교수들과 목사들은 많지만 정작 정암의 저서들을 읽고 연구하는 신학생들이 없다면 정암은 전설 속의 인물로만 남겨질 뿐이다.

 

이런 점에서 신학교 학과목에서 정암의 작품들을 선별해 주교재로 채택하고 학업 시간에 읽고 토론하며 연구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정암은 신학교 교재로 채택하지도 못하는 저작물을 남긴 분이 아니다. 정암의 작품 하나하나가 지금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넷째, 정암이 남겨놓은 수많은 유작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출판하는 사업도 병행하면 좋을 것이다. 이 사업은 영음사의 과제이지만 동시에 우리 교단과 합동신학대학원의 몫이기도 하다.

 

모쪼록 한국교회의 유산으로 남겨진 정암의 정신을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널리 읽히고 연구하고 계승하는 풍토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