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헌신이 정통의 정체성 만든다
종교사전에 의하면 ‘개혁’이란 결점이나 악습을 제거하고 이전의 선한 상태로 회복함으로써 변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늙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종교도 시간이 흐를수록 타락할 수 있다. 이제 교단설립 30주년을 앞두고 과거를 회고하면서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교단은 1981년 9월 22일 제66회 총회로 모여 교단을 설립할 때 채택한 선언문에서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의 이념을 개혁이라고 하는 대명제 아래 함께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교단이 설립될 때의 상황은 교권의 횡포가 극심하였고 헌법을 부재 상태로 몰아 넣음으로써 교계는 무질서와 불법과 혼란에 빠져 사분오열된 상태였다. 이와 같은 횡포와 불이익에 맞서 교단을 설립했을 때 우리는 귀감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악습과 권세와 횡포에 앞장서서 오직 세력 확장에만 힘썼던 일들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때 우리는 개혁과 화합이 더 이상 절망적임을 알고 장로교 정치 원리인 양심의 자유와 교회의 자유를 따라 신앙과 신학적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부득이 총회의 소집을 선언하고 개혁교단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작금 우리 교회 현상은 어떤가? 교회는 많아졌는데 교회의 영적 체온은 너무 서늘하고 교인들의 마음은 냉랭하기 짝이 없다. 개혁은 하나님의 말씀의 재발견과 인간에게보다는 하나님께 복종하여야 하고, 인간에 의해서 좌우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다스려지고,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만의 영광만을 드러내어 인간은 단지 그분의 도구로 사용되는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개혁은 마치 변화라는 단순한 의식으로 변화하기만 하면 무조건 발전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신앙고백에 근거한 교단 헌법이나 예배모범 등은 개혁이라는 미명아래 뜯어 고쳐 개량하는 데 급급함으로써 우리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도 오리지널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고 성경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었다. 우리 교단의 개혁도 교회로 하여금 진정한 교회가 되게 하는 교회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신앙운동인 것이다. 그리고 그 개혁은 과거완료형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한다. 즉 계속하여 악습을 제거하고 이전의 선한 상태를 회복함으로써 변화되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단설립 30년을 돌아보고 현재의 우리 상황을 점검하여 미래의 비전과 활로를 전국 교회 앞에 제시하고 이를 위해 힘차게 도약할 힘으로 결집하여야 한다. 2011년 교단설립 30주년 기념대회를 갖는 이유도 개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 함께 모이는 것이고 결의를 다짐하는 장이며 동시에 두 번째 30년을 향해 도약하는 시작인 것이다. 땀이 혈통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의 열정과 헌신으로 정통의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 헌신 없이는 개혁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래의 사명은 뜨거운 헌신임을 알고 그 헌신을 바탕으로 우리 교단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세워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