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도사 제도의 최적화 전략
한국교회 안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교육전도사 제도가 교회교육에서 차지하
는 비중은 지대하다. 헌법상 지위는 목사후보생이고 신학교에서는 학생의 신
분이지만 교회학교 안에서 교육전도사는 영아에서 청년에 이르기까지 미래
한국교회 성도의 신앙교육을 담당하는 영적 지도자이다.
예민한 시기에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영혼의 신앙교육과 인격형성을 교
육전도사가 책임지게 하는 이 제도는 오늘의 한국교회를 만든 한 축으로 인
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
은 아쉬운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교회학교와 교육전도사, 담임목사와 교육전
도사, 그리고 교육전도사의 신학교육과 제도적 뒷받침에 대한 진지한 논의
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교회학교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 때 교육전도사 제도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때에
만 균형잡힌 평가와 발전전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순기능으로는 교육전도사가 비록 교육경험이 일천하고 신학지식과 인간
이해에 미흡한 면이 있다 할지라도 영혼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으로 학생들
을 지도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교육전도사는 비교적 젊기 때문에
교회학교 학생들과 보다 가깝게 소통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반면 교육전도사 제도의 역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단지 신학생이라는 이유
만으로 필요한 교육이나 훈련을 거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
가 적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학교수업과 교회사역의 조화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목회실습이 방학기간으로 국한된 미국교회와는 달리 한
국에서는 학기 중에도 당연히 주일학교 사역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학문과 경건의 기초와 평생 사역의 기반을 든든히 다져야 할 시기에 당면한
사역에 쫓기다가 고치기 힘든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어서 평생 사역에 방해
가 되는 일도 생기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공부에 주력할 것인지, 아
니면 교회사역에 주력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잘못된 양자택일은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과제
이
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회학교와 교육전도사의 사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첫째, 교육전도사의 입장에서 볼 때 교회학교는 목회현장이다. 따라서 교회
학교는 교육전도사에게 현장중심 교육의 일환이 될 수 있다. 배우면서 일하
고 일하면서 배우기 때문에 목회와 신학이 아우러지고 수업과 현장이 융합되
는 소중한 교육현장이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목회를 체험하는 가운데 학
습한 것을 실습하며 리더십을 배양할 뿐만 아니라 목회 역량을 키워가게 된
다. 이렇게 어린이 사역을 익힌 교육전도사는 어른 사역도 잘하는 목회자가
된다.
둘째, 신학교의 관점에서 볼 때 교회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현장교육의 장
이다. 재학생은 배우는 학생인 동시에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책임진 사역자
이다. 신학교는 재학생이 성경과 신학을 배우는 학생인 동시에 어린 양떼를
사랑으로 돌보는 현장 목회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신학교
는 담임목사로부터 목회실습평가서를 받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으
로 목회현장과 신학교교육을 연결시키는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교회
학교교육을
교육전도사 한 사람에게 맡겨두다시피 하는 데서 벗어나 그의 교
회학교 사역을 현장교육으로 보고 이를 교육과정 및 내용과 연결시켜야 한
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전문가의 강좌 개설뿐 아니라 적절한 통합코스의
개설 및 교과과정의 개선도 요청된다.
셋째, 교회나 담임목사가 볼 때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교육전도사의 역할은
이중적이다. 한편으로 교육전도사는 사랑하는 자녀의 영혼과 미래를 지도하
는 하나님의 일군이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전도사는 아직 교육 중인 미완의
그릇이다. 어떤 면에서 교육전도사는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목회실습생이기
때문에, 특별히 담임목사에게는 다듬지 않은 원석을 천국사업의 보석으로 조
탁하는 멘토의 사명이 맡겨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담임목사의 멘토 역할
은 아직 인턴제도를 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턴제도의 정신을 실천하는 가
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교육전도사 제도의 최적화가 신학교육과 교회교육을 살리는 지름
길이다. 이 제도는 주일학교교육과 신학교육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활
성화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전도사의 사
역과 역할에 대
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대치를 조정하는 일은 교회학교교육과 신학교육이
함께 교회의 전체적인 발전에 공헌하게 하는 최적화 전략의 시작이 될 것이
다. 교육전도사 제도의 발전전략과 실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교회를 대표
하는 총회기관과 신학교육을 담당하는 신학교, 그리고 교육전도사 대표가 참
여하는 논의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