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키우는 목회가 사는 길이다
우리 교단의 전국 교회 수가 총회에 보고된 숫자로는 791개이다. 지난해에
비해 13개 교회가 늘어난 숫자이지만 교인 총수는 14만 5천여 명으로 작년
과 동일한 수준으로 파악되었다. 교회 수는 늘어났으며 어떤 교회는 교인수
가 증가한 교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의 숫자가 똑같다면 우리는 함
께 고민해야 한다.
교인수가 늘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줄어듦으로 오는 목회자의 고충은 심각
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목회자는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보았다. 더욱 힘
든 것은 사랑하던 교인들로부터 배신을 받았을 때일 것이다. 교회가 정체 내
지 줄어드는 현상은 비단 우리 교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과
거 10년 동안에 기독교인의 수가 10만 정도가 줄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
다.
과거 우리나라 기독교인의 수는 세계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을 하던 때가
있었다. 1973년에 한국 기독교 신자의 수는 350만이었으나 1978년에는 600
만, 1980년에는 700만, 1983년에는
800만을 헤아리게 되었다. 이 무렵 우리
나라 교회는 매년13-15%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는 인구 증가율 2%보다
600-700% 앞서는 것이었다. 이때는 연간 4.000여 개의 교회가 생겨나서 하
루 평균 10개꼴로 새 교회가 탄생하는 놀라운 부흥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과거처럼 “예수 천당, 불신지옥”이라고 외치기만 해도 전도가 되
던 시기는 지나갔다. 지금은 복음을 못 들었기 때문에 안 믿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합당한 삶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못 믿는 것이다.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 교회의 급격한 성장 이면에 긍정적
으로만 볼 수 없는 걱정스러운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내용과 방법이 무엇이든지 별로 개의치 않는 실용
주의적 경향이 교회의 혼란과 저질화를 초래했다. 물량위주의적 세속적인 가
치관이 교회를 지배하고 숫자가 목회 성공을 저울질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교회 주변에서 산술적인 물량주의, 기독교의 무속화, 기복신앙, 세속
주의, 기업화라는 부정적 평가와 함께 그저“이름만의 신자”를 양산함으로
도리어 사회적 영향력의 약화를 초
래했다. 교회의 직분자들의 신앙과 생활
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이중적 삶을 사는 것을 보게 된다. 더 안타까운
것은 교회는 이들을 어떻게 훈련해서 다시 세상으로 파송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케 할는지 분명한 해답을 모른 체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 목회자들은 일회성 교회 행사를 지양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전심전력해야한다. 그것만이 교회가 살 길이다. 이미 주
님은 제자를 만들라는 지상명령을 교회에 주시지 않았던가.
사도 바울은 서신서에서 말하기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신을 통해 구
원받은 제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기쁨이 넘쳐났다고 말한다.(빌1:4) 우
리는 바울이 어떻게 제자를 키웠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울이 제
자를 키운 방식을 사도행전 19장과 20장에서 엿볼 수 있다.
바울은 사람을 변화시켜 제자로 세우는 것을 목회의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에베소에 들어갔을 때 먼저 믿고 있던 제자들을 찾아내서 성령을 충만히 받
게 했을 뿐만 아니라 두란노서원에서 그들을 구별하여 매일 하나님 나라를
가르쳐 제자훈련을 시켰던 것이다.
n그 결과는 놀라웠다. 단지 12명으로 시작되었던 제자들이 3년 만에 에베소
도시 전체에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믿는 자들이 자복하고 행한 일을 고하
며 마술을 행하던 많은 자들이 이 5만에 해당하는 책을 불사르기도 했다. 결
과는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행 19:20)”로 나
타났다. 이것은 목회자를 기쁘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훈련받은 제자들
은 나중에 에베소에서 교회를 맡은 장로들이 되어 목회를 하게 된 것이다.
바울은 이들 제자들을 불러서 자신의 목회의 방법을 털어놓았다. 즉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시험을 참고 주를 섬겼으며”,“유익한 것은 거리낌
없이 전하여 가르쳤다.” 그리고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했
다.”,“아무의 은이나 금이나 의복을 탐하지 아니하고 범사에 모본을 보였
다.”
이렇게 사람을 세우는 방법이 오늘날 목회하는 우리와 비교해볼 때 신선하
게 다가오지 않는가? 바울처럼 목회하면 오늘날도 하나님의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나라”의 비전을 품고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통
해 큰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는 제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는 이들
을 볼 때 마음이 뿌듯하고 사람을 키운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며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고통당하는 일은 적어질 것이다.
이제도 늦지 않았다. 세속적이며 인간적인 방법을 버리고 성경의 원리로 돌
아가자. 목회자들이여! 주님이 교회에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직분에 감사하
라. 그리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성령 안에서 주셨음을 믿고 충
성하라. 바울처럼 사람을 키우는 즐거움으로 목회하면 당신을 통해 변화된
제자들이 또 다른 충성스러운 제자를 키워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