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과 영성 추구하는 시대
박형택 목사_화평교회
과거 중세시대에는 교리적 확신으로 일차원적 평면 신앙의 삶에 영향력을 미
치고 상당한 감동을 경험했지만, 포스트 모던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도시
사회는 우리에게 더욱 깊고 다변화된 차원의 영적인 요구를 가지게 한다. 때
문에 강단에서 보다 근원적이고 존재론적 깊이를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의 피
폐를 효과적으로 만져줄 수 있는 깊은 영성을 제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오늘의 현대인은 한 인간으로서 소화할 수 있는 건강한 분량을 훨씬 초과하
는 양의 정보와 수많은 만남과 세밀한 관계들, 다변화된 시스템, 문화적 현란
함과 스피디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삶의 무게 속에서 균형이 어긋난
스트레스를 분초처럼 힘겹게 견뎌내는 현대인들에게는 구태의연한 예배나 부
흥회 방식으로 영적 욕구를 채울 수 없다.
이미 기독교회는 자본주의적 운영방식과 물량주의적 성공과 추구에 동기를
부여하고 심화시키는 일을 해왔고 이런 토양은
결국 교회 내에 기복적 신앙문
화를 형성해 놓았다. 그리고 그 저변에서 악순환으로 ‘싸구려’ 그리스도인
들과 ‘명목상’ 그리스도인들을 대량 생산해 왔으며 맛을 잃은 소금이요 밝
음을 상실한 희미한 빛으로 나타나도록 했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한국기독교
전반에 걸쳐 자성의 동기를 갖게 만들었다.
작금에 와서 기독교계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 그리스도
인들을 위하여 영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유도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
고 있다.
성경공부, 제자훈련, 아버지학교, 영성훈련, 성경통독훈련, 맞춤전도나 세미
나 등 다양한 활동들이 만들어지고 진행되고 있지만 보다 다변화된 이 사회에
서 필요한 것은 개인적인 경건이나 영성을 회복시켜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
겨진다.
“영성”이란 말이 우리의 귀에 익숙하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선배들
은 주로 경건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 왔다.
경건 혹은 영성이란 주로 중세 보편교회에서 신앙이 제도권으로 고착이 되
자 주로 수도원을 중심한 신비주의
적 형태의 신앙으로 기존 제도권의 고착화
된 신앙의 문제 의식과 반발로 생겨났다. 인격과의 만남, 내적 고요와 정숙,
명상, 내밀한 수양과 탐구를 통해 하나님과의 친밀한 정서를 추구하는 신앙
운동으로 기독교 초기부터 이미 존재해왔던 흐름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교회에서 행사 중심의 목회보다 성도들이 개인적으로 하나님
을 만나고 그 분과 사귀며 자신의 내면을 통찰하고 자신을 가꾸며 내적 자기
확신과 담대함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자존감을 높이며
자원함으로 헌신하도록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음의 여유나 녹지공간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나 그들
의 치열한 갈등과 삶의 피로와 묵은 때들을 씻겨 낼 수 있는 새로운 적용 차
원의 교회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너무도 빠르게 흐르는 시대, 정보가 넘쳐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 언제 밀
려날 지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사는 시대에서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자신을 계
발하며 현실을 정복하는 그리스도인을 교회가 생산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