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연합예배’ 파행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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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연합예배’ 파행 우려된다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이하 한부연)는 지난해 7월 9일 코리아나호텔
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2005년도 부활절연합예배 대회장에 윤석전 목사(기
침·연세중앙교회)를 선임한 바 있다. 

아울러 한부연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하는 ‘2005년 부활절 대축제’를 2
월 14일부터 4월 15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와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하기
로 한 바 있다. ‘부활의 능력으로 이 땅 고쳐 주소서’라는 주제 아래 전
국 순회평화대행진과 예배 및 문화행사로 나뉘어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화로 대규모 집
회를 추구해 왔었다. 당해에는 4만 명, 2003년에는 5천명, 2004년에는 7만
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양극단의 현상에 대한 평가가 가관이다. 한부연은 참여율이 부실
했던 2003년에 비해 7만여 명이 모인 2004년 집회가 대성공이라고 자평하고 
그 원인으로 
명망 있는 인사를 설교자로 세우고, 설교자와 코드가 맞는 몇
몇 대형교회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입맛을 돋군 한부연은 2005년도 역시 소위 ‘대박’을 터트려야 한다
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성도 동원 문제를 해결하고 인원과 재정 동원력을 갖
춘 인사를 예배 순서자로 세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선출된 인물
이 바로 윤석전 목사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부연의 이례적인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유지되어 왔던 부활절연합
예배가 파행의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첫째,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의 연합사업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
러한 큰 명분 아래 보수, 진보 측 교단들이 서로 협력하였고 그동안 양 진영
에서 번갈아 가며 설교자 및 순서 담당자를 배정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결
정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틀을 깨뜨리는 것으로 전혀 의외의 결과를 가
져왔다는 점이다.

둘째, 윤석전 목사는 본 교단에서 이미 경계의 대상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
는 인물이다. 아울러 예장총회, 예장통합, 예장고신에서도 신학사상에 대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 인물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부연은 재정과 동원이라는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적
격자라는 이유로 윤 목사를 대회장으로 선출하였다는 것은 한부연이 부활절
연합예배의 본질을 흐려서라도 성과 위주의 행사를 단행하겠다는 것으로 밖
에는 더 이상 해석할 길이 없다.

그 결과 한부연의 결정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고 한국 교회의 일체감 조성
을 위해 폭넓은 인사들의 참여 대신 몇몇 인사들에 의한 자리 독점 내지는 
성과성 행사 위주의 진행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비판을 벗을 수 없게 되었
다.

더 나아가 한부연의 존재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부연
은 1년에 한 번 있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위한 기구이다. 그런데 그 한번의 행
사를 위해 상설 운영되어야 할 명분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협의회의 양대 기구를 
중심으로 연합행사를 충분히 주최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오히려 이 양
대 기구가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한기
총과 교회협이 특별위원회를 조
직 운영하게 하는 것이 훨씬 공신력이 있고 
바람직하다.

한부연 담당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부활절연합예배의 자료 정리와 예, 결산 
등을 위해 한부연의 상설화가 필요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해 연중 행
사로 이어가야 한다면 더욱 공신력을 가진 양대 기구의 특별위원회 설립이 
절실하다.

부활절연합예배는 기독교의 세력을 대사회적으로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다. 
또한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로 전락되거나 그들의 명성을 높여주기 위함도 아
니다. 그리고 몇몇 대형교회들이 모여 세력을 과시하거나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다. 나아가 그 한번의 행사를 위해 적지 않은 재정과 인력을 낭비하기 
위함도 아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우리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성도들이 부활의 기쁨에 참
여하기 위함이다. 대형 교회이거나 소형 교회이거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 명
망 있는 사람이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거나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돈이 
많은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나 함께 기뻐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야 성공적인 행사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문제
가 있다. 부활절연합예배가 부활의 주
인이신 그리스도를 위한 예배라면 얼마
나 많은 성도들이 기쁨으로 참여하느냐가 더 주된 관심사여야 한다. 행사를 
위한 재정을 감당하는 것도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기 위함이어야 한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기쁨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진행될 수 있도록 한부연은 이제라도 그 대책을 마련해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