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한국교회의 고질병

0
37

한국인, 한국교회의 고질병

김재성 교수/ 합신

한국 사회와 시민의식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쉽게 뜨거워지고, 역
시 금방 잊어버린다는 점이 드러난다. 즉흥적 감상주의가 우리 한국인들의 
고질병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센세이쇼날리즘’이라는 
것이 아주 쉽게 시민들의 의식 속에 파고들게 된다. 유행에 민감하고 다른 
이들의 행태를 쉽게 모방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이 가진 이런 즉흥적 감상주
의가 단순한 조바심으로 나타날 때는 나쁘기 때문에 이를 고쳐야만 한다.

첫째, 한국적 고질병, 즉흥적 감상주의는 사회적인 중대사안을 판
단하는데서 여실히 나타난다. 이번에 감사원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에 따라
서 밝혀진 공적자금 19조원에서 10조원이 회수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발표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자기 이속만을 챙기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도덕적 해
이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천인공로 할 사건이다. 그런데도 시
민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만다. 이미 지난 정부의 일이기 때문이
라고 치부하
는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지금도 나치전범들 중 생
존자들을 집요하게 추적하여 밝혀내고 있다. 이미 50여 년이 넘은 사건들이
어서 조사에 매우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반인륜적 죄악을 추적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조사하고 교훈을 삼아야할 것들
이 많이 있는데도 쉽게 흐지부지 되고 만다. 

현대한국 사회는 끝없는 민주화의 투쟁으로 어느 정도 시민들의 의
사가 반영되는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을 바꾼
다고 해서 한국의 민주화가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한 세대 걸
쳐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매우 발전하였다. 문제는 그처럼 정치적 민주화를 
위한 제도를 확보하고 군사정권과 권위주의 통치를 청산하게 되었음에도 불구
하고 여전히 부패한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한국인들의 고질병, 즉흥적 감상주의는 명품을 사려고 과소
비를 하고 자신의 수입에도 맞지 않게 카드 빚을 저지르는 경쟁적 소비심리에
서도 나타난다. 가정과 자신의 미래에 닥쳐올 불행에 대해서 차분히 진지하
게 
생각하지 않고 기분에 따라서 살아간다.

한국인들의 고질병 치료는 오직 한국교회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주
일마다 교회에 나가서 자신을 성찰하고 회개하고 돌아보는 기독교 교회가 있
기에 이러한 세속민심의 조급증과 유행병을 잠재울 수 있다. 그러한 영향력
을 발휘함으로써 한국교회는 많은 기적을 낳았다. 놀라운 성장과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지금도 한국 사회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적 고
질병을 치료해야할 한국 교회의 자체에도 역시 고질병이 적지 않다는 점은 어
찌할 것인가?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을 만한 이단대책 기구가 전무한 
상태는 언제나 해결될 것인가? 지금 어느 교단, 어떤 연합단체가 이런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가? 이러한 수고를 하도록 어느 누가 헌금을 보내고, 연구
기금을 조성해 준 일이 있는가? 현대종교를 비롯한 몇 몇 영세한 잡지에 불
과하다. 교단마다 전문가도 없고, 교회 연합단체에서도 역시 전문가가 부족
하다. 한국교회 주변에 이단과 불건전한 유사 기독교가 성행하고 있는데, 그
들의 주장들은 정통 기독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최근에 정체불명의 유사 
기독
교가 더욱 독버섯처럼 극심하게 번지고 있다. 

교회마다 성경적 신앙에의 진지한 검토가 별로 없다. 양적인 성장
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교단들은 더욱 심각한 교리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 그리스도를 제쳐놓고 다른 복음을 더 
뿌려내고 있는 데도 누구도 ‘점검’하는 사람들이 없다. 사이비 복음 중에는 
이미 현세 기복신앙, 신비주의, 체험주의, 자신의 초능력을 과시하는 독선주
의와 결부되어있다. 이들은 지난 2천년간의 기독교 역사와 신학을 무시한
다. 

셋째로,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자라
나는 청소년과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의 고질병 중에 하나는 어른 중심주의이다. 하지만, 급격한 인구 감소로 앞
으로 2010년이 되면 현재의 추세대로 한다면 유초등부, 중고등부, 대학 청
년부의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따라서 더욱 열심히 전도하고 육성하며 전문
가들의 조언을 듣고 준비해야 한다. 그냥 무방비로 지내다가는 아이들이 어
디로 갔느냐면서 어느 날 갑자기 호들갑을 떨면서 당황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고질병을 직시하면서 이것을 고치는 한국교회가 되어
야 하는데 정작 그 치료를 감당해야할 교회마저도 내부적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어서 교단간의 분열과 지도력 상실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