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시대정신과 기독교
김재성 교수/합신
요즈음 세간에서는 연일 정치인들의 부패에 연루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한국 권력기관의 상징인 행정부와 입법부는 불로소득의 온상처럼 되어있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권력을 놓
고서 쟁투하는 세속의 정치판이 언제라고 깨끗한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할 때
온 국민의 성숙한 자세가 회복되어서 세계에 소망을 주는 나라로 발전하기를
다같이 소망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만 돌을 던지려는 자세만으로는 새로
운 세상을 만드는데 역부족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의 연약함 때문에, 사람은 그 누구나 예외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고 부
정과 부패의 유혹에 넘어간다. 문제는 정치인들과 대재벌간의 유착된 검은 결
탁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도록 하는 일인데, 지금 수사과정을 보면 치부를
덮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권력자들의 부패와 타락상은 결코 스스로 해결할 길
이 없어 보인다. 모두들 남에게만 핑계를 대고 각자 자
신의 내면에 있는 부패
와 타락을 꿰뚫어 보는데 있어서는 너무나 무디기만 하다. 지금처럼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혹독한 비판을 가하는 마음 자세
가 없어져야 한다.
세계의 문명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쳤던 로마 제국에서도, 이집트나
바빌로니아의 대제국도 역시 부패한 인간의 권력다툼과 방탕으로 인해서 무너
지고 말았다. 이웃나라 중국의 역사서가 전하는 제국의 흥망과 성쇠는 역시
인간사의 실상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마지막 황제’ 부의는 겨우 4살의 어
린 나이에 자식이 없는 광서제의 뒤를 이어 청제국의 황제로 즉위하지만, 즉
위 3년이 되던 해에 신해혁명이 일어나고, 궁중에서 쫓겨나 자금성에서 유배
생활을 한다. 그러나 1924년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고 부의는 일본으로
피신한다. 일본군의 감언에 넘어간 그는 허울뿐인 만주국의 황제로 등극해서
일본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되고, 일제의 패망으로 인해서 봉건철폐의 시대
에 정원사로 삶을 마친다. 결국 대제국은 기민한 대응책을 만들어서 대처해야
할 시대에 지도자 없이 표류하다가 열강의 침략에 무너지고 말았
다.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크든지 작든
지 권력이나 쾌락을 갖게되면 그것이 주는 달콤함에 빠지고 만다. 새로운 세
상을 건설하고 세계에 좋은 영향을 끼쳐주는 발전을 이룩하려면 몇 사람의 인
물교체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의 변화가 없이는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기독교의 정신, 즉 새로운 마음을 갖고 회개하지 않으면 사회의 변혁은 불가
능하다.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
시고 기뻐하시는 뜻”(롬 12:2)을 따르는 사람들이 영향력을 발휘하여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만 한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모든 더러운 욕심을 씻음을 받지 않는다면, 아무리 최고
권력자를 바꾸거나 정당의 간판을 새로 내걸어도 별로 달라질게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에 감화된 헌신이 있어야만 진정한 변화가 있을 것이
다.
예수의 정신은 최근 미국에서 멜 깁슨이 만든 영화작품을 통해서 크게 감동
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이라는 영화가 엄청나게 큰 반향
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유대교 측에서는 자신들을 모독
한 영화라며 강
력히 저항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예수의 실상을 정확히 그려냈다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대형 영화 제작사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깁슨은 사재 3,000만
달러를 털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예수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
고 싶었다는 의도처럼 좋은 반응을 얻도록 기대하여 본다.
세계의 고통과 그 고통을 짊어지고 가는 구세주의 희생 정신이 있어야 한
다. 흔히 정치인들은 ‘십자가를 지는 각오’로 나섰다고 말한다. 그 십자가의
정신이 과연 무엇인지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들은 곰곰이 생각해 보아
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