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정치, 회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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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정치, 회복되어야 한다

송영찬 국장

오늘날 많은 신자들은 교회 정치를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배 방식과 더불어 교회 정치 문제는 그저 외적인 것으로서 그렇게 의미 있
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교회 정치는 나하고 상관없는 것
이고, 복잡하고 골치 아픈 그런 것은 알 필요 없이 그저 신앙 생활이나 잘 하
면 되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많은 성도들이 교회 정치에 대해서 이렇게 낯
설게 여기고 귀찮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이들은 세월이 흐
름에 따라서, 사람들의 여러 가지 다양한 성격과 성향에 따라서 교회 조직과 
정치 형태 그리고 예배 방식을 거기에 맞게 자유로이 바꿀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교회 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교회 정치의 한 
행위인 권징이 교회의 3대 표지 중의 하나이며, 우리의 신앙고백(웨스트민스
터 30장과 31장)으로 고백되어져야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다. 

전통적으로 개혁주의 교회에서는 
교회 정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다. 사무
엘 밀러는 “통합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비추어 볼 때, 교
회 치리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음이 명백하다. 즉, 교회 정치의 시행뿐만 아
니라 그 형태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생각 이상으로 사활이 달릴 만큼 중요하
게 교회의 평화와 순결, 그리고 교회에 연결되어 있다”고 정곡을 찌르고 있
다. 밀러는 이에 덧붙여 “결론적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주님께서 성도들에
게 남겨주신 ‘바른 말’(건전한 말씀의 형태)뿐만 아니라 ‘교회 질서의 형
태’를 ‘굳게 지키는’ 것은 결코 그분에게 드리는 충성됨에 있어서 사소한 
부분이 아니다(딤후 1:13)”라고 하였다. 이처럼 교회의 정치는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주권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교회의 정치(질서와 지도)의 
문제는 어떻게 해도 관계가 없는 부수적인 문제가 아니라 핵심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 개혁교회에서 교회 정치를 중요하게 여긴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무엇보다 교회 정치는 신적 기원을 갖기 때문이다. 존 레츠는 “하나님
께서 그리스도인들을 부르실 때에 그 교회의 조직 안에서, 그리고 그것을 

하여 순종의 생활을 하도록 부르셨다”고 전제하고 교회의 조직된 생활의 근
본적인 기초는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라고 지적했다. 즉 교
회의 사역과 조직은 하나님께서 그 교회에 주신 선물인 것이다. 따라서 교회
의 조직은 결코 단순히 기능본위이거나 인간의 편의위주일 수 없다. 

둘째, 교회 정치가 교회의 질서를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단순한 
인간 모임(단체)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구속적 통치를 받는 대상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세
속적인 질서를 확립하시기 위해 세속 정치를 제정하신 것과 같이, 교회 안에
서도 당신의 질서를 보존하기 위해 교회적 치리를 제정하셨던 것이다(고전 
14:33). 

셋째, 말씀과 성례가 순수하게 집행되고, 교리와 생활이 이 말씀을 따라 건설
되기 위해서는 선한 교회 정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적절한 질서
를 유지하고 바르게 구비되고 운영되고 그래서 제 기능을 올바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회 정치가 필수적이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교회 정치이
다. 그렇다고 한다면, 성경적
인 선한 교회 정치는 교회가 그 위대한 복음의 
순수함과 그 완전함의 수호와 전파라는 거룩하고 고귀한 기능을 제대로 발휘
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교회 정치는 교회로 하여
금 하나님께 올바른 신앙을 고백하고 또한 그 신앙 정신으로 하나님을 올바
로 예배하게 하는 ‘신앙의 내용’을 지키며 보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호벽
과 같다. 

많은 교인들이 교회에 등록도 하지 않고, 또한 교회에서 어떤 특정한 의무를 
수행하는 일도 없이 그냥 교회에 출석만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교회가 어
떤 믿음이나 삶의 양식을 실질적으로 채택할 때 교회가 채택한 사항과 상관
이 없이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서 신앙 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
들도 많다. 심지어 교인들이 어떤 공개적인 추문을 일으키거나 교리적으로 이
상한 가르침을 따르더라도, 교회가 그것을 교정하라고 명령하지도 않은 채 그
런 것들이 계속 행해지도록 용납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태는 교회 내에
서 벌어지고 있는 교회 무정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오늘날에는 이러한 
상태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교회 무정부 상태는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교회적으로도 행해지고 
있다. 즉, 자기 교회는 어떤 다른 교회적 회의와 관련이 없고 공통적인 치리
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교만하게 자랑하고 있는 교회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적인 교회 무정부 상태는 자기 스스로 교회를 세우고 자기 스스로 그 교
회의 목사가 되어서 교회를 마치 자영 사업체처럼 자기 마음대로 운영하는 목
회 스타일에서 시작된다. 결국 이러한 병폐는 성경적인 교회 정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데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이러한 병폐들에서 벗
어나기 위해서는 성경적인 교회 정치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