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일은 화해와 사랑으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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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일은 화해와 사랑으로 하라
김재성 교수

지난 주간에 기독교계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일반 언론의 보도에 접하게 되었
다. 작년에 소위 장자교단이라느니, 혹은 대교단이라는 이름으로 손꼽는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내에서 임원선거 부정시비가 일어났는데, 이것이 끝내 세
상 법정에 송사하게 되어졌으나, 이번에 법원은 이 사건 자체를 아예 기각한
다는 판결이 내렸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총회에서 매번 부정선거 시비가 일어나고 있는 터라서, 성
도들이나 웬만한 목회자들은 그저 그런가보다 할는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소
위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10월말에 나온 뉴스라서 정말로 얼굴이 뜨뜻하고 부
끄러웠다. 법원에서 내린 소송을 기각하는 판결문에, ‘교회 일은 여러분들 
스스로 결정하시오, 사랑과 화해를 추구하는 여러분들이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세속 법정에 들고 온다면, 스스로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꼴
이 아니요’라고 엄중하게 충고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어쩌다가 우리 한국 교회는 세상 
법정의 양심 앞에서 질타를 당해야 마땅하리
만큼 서로 송사하고, 고소해야만 될 만큼 부패하고 타락하게 되었다는 말인
가? 비록 본 교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최근 우리 교계의 모습은 
중세말기의 부패와 부정을 닮아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큰 교회를 목회하는 지도자일수록 명예와 권력의 유혹이 많을 것이다. 목회자
들은 주변 지역사회에서나, 국가 전체적으로나 널리 알려지게 되어지면서 여
러 가지 직함이 따라온다. 그런데, ‘총회장’이란 직책을 갖게될 때에 비로
소 목회자로서 최고의 직책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올해, 대한예수교 장로회(합동) 총회에서는 차기 임원선거를 제비뽑기 방식으
로 한다고 결정하였다. 그것이 비록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과열과 타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차선의 방책으로라도 타락한 
선거풍토를 고쳐야 하겠다는 의지가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다시금 교회의 일들을 화해와 사랑의 원칙에 입각하여 좀 더 차분하고
도 양심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회 내의 작은 회의에
서부터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며, 다수의 의견으로 
수렴되어서 시비가 없도록 
돌아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이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축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김 대통령은 최고로 명
예롭게 여기는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어서 더 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남북
화해와 아시아의 인권신장,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자라는 찬사가 곁
들여진 특별한 상을 받게 되었으므로 개인의 영광은 물론이요, 우리 민족이 
누리게 될 기쁨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일찍이 화평케 하는 임무를 제자들에게 당부하였다. ‘화평
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
요’(마태복음 5:9). 기독신자들이 노력해야 할 일이란 성도간의 화해이며, 
제자들에게는 그 일에 대해서 고상한 명예라는 상급이 주어진다고 말씀하였
다.

지금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동서로 지역 간에 심한 갈등 구조 속에 놓여 있
다. 노사의 대립과 의약분업에서 나타난 직업별 이기주의, 도시와 농촌사이에
서 벌어지는 님비현상, 정부와 국민사이에 깊어지는 불신의 늪, 교사
와 정부
와 학부형 사이에 형성된 긴장감, 그리고 소득 수준에 따라서 계층별로 심각
한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갈등이 심한 곳은 교회 안이 아닌가 본다. 문제없는 사람이 없
듯이, 지상에 존재하는 교회치고 문제없는 곳은 거의 없다. 그것은 인간의 부
패한 심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아담 이후로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 
내부의 분열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화합해
야만 하겠다.

올 해 총회관련 소식을 들어보면, 어렵게 이룩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9개 교단
의 연합이 또 다시 깨어지고 마는 아픔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장로교단들을 
보면, 연합을 시도하던 교단 인사들이 너무나 성급하게 일을 추진했다는 비판
을 받고 매우 곤경에 처했다고 한다.

어쨌든, 화합과 화해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교계가 안팎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 교단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양보하기를 서로 먼저하는 모
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자 섬기는 교회 내에서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에 ‘화평케 하는 자’를 중심하여 원만하고 평화롭게 모든 일을 처리하
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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