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인내로 개척의 문을 활짝 연, 산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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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인내로 개척의 문을 활짝 연, 산성교회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전쟁의 참상을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은 가
능할 수 있어도 그 느낌은 공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
는 일들은 대략 이해할 수 있는 일과 느낄 수 있는 일로 나눌 수 있다. 특
히 후자의 경우 그 느낌은 골수(骨髓) 속에 각인되어 개인의 삶에 두루 영향
을 미치고는 한다. 

오늘날 한국의 종교상황은 기독교 선교 이래 최대 위기의 시대라고 할 수 있
다. 혹자는 이런 일들을 계기로 교회가 더욱 정결해질 것이라 담대한 예언
을 하기도 하지만, 세워지는 교회보다 문을 닫는 교회가 많은 참혹한 현실
은 그 사역자에게 담즙보다 쓴 아픔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개척교회의 어려움, 때때로 찾아오는 절망과 외로움……. 그 누구보다 목회
자 가정의 일원으로 그것에 동참한 사람이라면 간혹 있는 조그만 보람과 기
쁨으로 이러한 고통들이 보상되긴 힘든 일이다. 평생을 헌신한 교회에서 자
신의 부친
이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고, 사임과 동시에 찾아오는 가난을 경험
했다면 교회 개척이라는 일은 쳐다보기조차 힘든 일이 될지 모르겠다. “주
님께 헌신한 우리가 왜?” 라는 반문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라는 대의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마음의 혼돈과 절망이 너무나 당연한 것은 경험하지 않
아도 공감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지만, 오늘 만나볼 산성교회 담임 한영우 목사는 그 당연함을 극복하고 
‘주님의 영광’을 붙잡은 사람이다. 한 목사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개척
의 현실을 온 몸으로 느꼈다. 부친의 사임과 이어지는 경제적 어려움과 인간
적인 배신감, 곧 맞이한 부친상의 일은 인간적으로는 극악의 상황이었지만, 
한 목사에게 하나님만 철저히 의지하는 광야 훈련의 시간이 되어 현재 아름
답고 풍성한 신앙의 열매가 가득한 ‘산성교회’라는 복으로 다가왔다.

한 목사는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인천과 부천의 경계선, 부평 삼산동에 믿
음으로 교회를 개척했다. 산성교회가 2001년에 설립됐으니 올해로 만 8년차 
젊은 피가 꿈틀대는 교회이다. 혈혈단신 목회자 가정으로 시작한 교회이니 
장로, 권사, 집사가 있을 리
가 없다. 

현재 집사의 70-80%가 산성교회에서 처음 집사를 받은 분들이다. 한 목사는 
이들을 위해 한없는 기도와 눈물, 인내의 시간으로 기다렸고, 주님께서 보내
주신 착한 성도들은-한 목사는 인터뷰 내내 성도들을 이렇게 불렀다- 어느
덧 성장한 자녀가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처럼, 교사, 전도회 회장, 찬양대원
으로 교회를 섬기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성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것은 모두 주님께서 산성교회 성도들에게 큰 은혜와 믿음을 주신 결
과이다. 자살하려던 분이, 우울증으로 주변 가족까지 깊은 슬픔에 잠기게 했
던 분이 이렇게 남을 살리고, 공동체를 기쁘게 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이
다. 그래서 산성교회 성도들에게 직분은 자랑의 표시가 아니라, 주님의 인정
과 격려의 상장이다.

서민층 아파트 단지에 세워진 산성교회는 아직 교회 규모는 작지만 서민층이
자 젊은 세대인 지역을 복음화하기 위해 허락되는 여건 하에 최선의 분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파트 입주 초기엔 감사하게도(?) 입구 보안문이 없어 
자유롭게 방문하며 전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단지는 중화요리 배
달도 쉽지 않는 지역
이 되었다. 관계전도가 전도의 주요수단이 될 수밖에 없
지만, 그래도 노방전도를 포기할 수 없어 2가지를 병행해 나간다. 

젊은 세대 지역이라 아이들과 학생층이 다수라 부교역자도 2명이나 두어 기
독교 교육, 기독교 문화 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구역들(목장)은 힘
을 다해 모여 기도와 말씀에 힘쓰지만 자신만 돌아보는 성도가 되지 않기 위
해 선교사와 어려운 교회들을 돕고 있다. 교회가 어려워도 함께 어려우면 서
로 마음으로 따스함과 주님의 사랑을 느끼지 않겠는가라는 것이 한 목사의 
생각이다.

2009년 산성교회는 ‘함께 세워져가는 비전공동체’라는 모토와 함께 새롭
게 도약하고자 한다. 감사하게도 얼마 후면 안수집사 4분이 임직되어 교회
가 더욱 힘 있게 사역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인고의 시간이 없었다면 한 목사와 산성교회에 이런 기
쁨이 있었을까? 한 목사는 ‘목회는 기다림의 시간이며, 그 기다리는 목회
는 정말 귀한 것입니다.’라며 자신의 목회를 보여줬다. 

요즘도 많은 시간을 기도에 할애해서 무릎이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한 목사
는 기도와 기다림을 계속할 작
정이다. 주님께서 그 답변을 반드시 주시리라
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이미 그 증거로 산성교회가 있지 않은가?

(이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