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장애아 애덤 킹(오인호)이 던진 야구공
황수섭(黃守燮,44세) 호산나교회 입양담당목사
봄 햇살이 따스한 4월 5일. 프로야구 개막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모였고 국민
의 이목을 프로야구에 붙잡아 두기라도 하듯이 언론은 개막경기를 앞다퉈 보
도하였다. 이 날의 스타는 잠실에서 시구(始球)를 한 애덤 킹(9세)이다.
애덤 킹은 야구공을 던진 것이 아니라 희망을 던지는 아름다운 시구를 하였
다. 95년 미국으로 입양되기 전의 오인호(당시 4세)는 선천적으로 다리가 썩
어 가는 희귀 질병과 양손 손가락이 붙은 중증장애를 가졌었지만 이날 야구장
의 애덤 킹은 철제 의족으로 걸어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태어나자 말자 친부모와 조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맑고 밝은 웃음과 구
김살없는 표정과 몸짓으로 애덤 킹은 3만 관중 앞에 섰다. 육체적 장애와 정
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한 우리 모두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애덤 킹을 통해서 장애인들은 소년의 서툰 말이지만 “희망과 용기를 가지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감동을 받았고 소년의 양부모 밥 킹
(48 세, 미국 LA)씨에 대한 존경심을 느꼈다.
그런데 애담 킹의 시구를 보면서 감동만큼이나 무거운 마음을 가졌다. 해외입
양 장애아 애덤 킹이 아니라 국내입양 장애아로 자란 오인호가 왜 그 마운드
에 설 수 없었을까? 야구장에 초대된 장애인들은 애덤 킹으로부터 어떤 희망
의 공을 받았을까? 아직 세상을 느낄 수는 없지만 입양원의 영아들과 보육시
설의 아동들이 받은 공은 어떤 것이었을까?
절망과 부끄러움이 가슴을 눌렀다. 우리 사회의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잘못된 복지 정책이 어우러져 오인호가 아닌
해외입양 장애아 애덤 킹이 시구하도록 해 버린 것이다.
해외입양이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해외입양을 통해서 3만의 장
애아를 포함해서 14만이 넘는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정을 얻어
서 사랑의 보살핌으로 잘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가정이 필요한 아이에게
가정을 제공하고 우리의 자식으로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는 성숙한 사회
가 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핏줄에 대한 사회 전체의 완고한 집착, 입양은 뭔가 개운치 않다는
잘못된 편견이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게 했고, 장애아를 입양하기는 커
녕 동네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것 조차도 집단적으로 반대하는 우리의 그
릇된 의식이 장애고아 수출대국으로 만들었으니 54년부터 99년 6월까지 입양된 장애아는 3만 2814명이지만 이중 국내 장애아 입양은 0.5%인 168명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부끄럽다.
장애인 입양은 사회의 의식 변화와 더불어 정부의 발전된 정책도 있어야 한
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입양가정은 육체적인 희생과 아울러 턱없이 모자라
는 양육보조비와 의료비 지원으로 수고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장애 아동을
입양하는 가정에 입양보조금 지급을 현실화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국
내 입양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
또 다른 해외입양 장애아가 아니라 국내입양 장애아가 우뚝 서서 공을 던지
고 차고 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
터라도 입양인과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리고 입양은 자녀를 얻는 행
복이고 기쁨이며 장애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불편일 뿐이라는 사고의 전환과
아울러 발전된 복지정책이 세워지기를 바라면서 낳은 자녀 3명과 함께 8명의
입양자녀(6명이 장애인)를 키우는 애담 킹의 아버지 밥 킹씨의 말을 깊이 생
각해 보자.
“애덤을 입양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며 ‘불쌍한 장애아’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
범한 아이들보다 더 많은 사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입양했다. 사랑을 줄 마
음의 준비만 돼 있으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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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섭(黃守燮,44세)
고신대학교 의학부 교목, 호산나교회 입양담당목사, 한국입양홍보회(MPAK)공
동회장
h6004@hosanna.net
http://kids.logos.co.kr/adkorea
019-590-2207
황수섭은 아내 김인혜(44)와 함께
낳은 딸-아름(고1) 다운(중3)이와
입양한 쌍둥이 아들(5세)-대한, 민국이와
부산시 서구 암남동 24-29(14/4)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