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섬기며| 여기 한 아이가 있어 _ 최광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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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섬기며

 

“여기 한 아이가 있어”

<최광용 목사 _ 예수사랑교회>

 

  1. 여기 한 아이가 있어

예수님이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들을 먹이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말씀하실 때 빌립은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때 안드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거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점심 도시락인 엄마가 싸준 보리떡과 물고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아침에 엄마를 졸랐을 것입니다. “엄마 오늘 저 언덕 너머 들판에 예수님이 오신대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러 온대요. 저도 예수님을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 오늘 꼭 도시락 싸 줘야 해요. 제가 좋아하는 보리떡과 물고기로요.”

아이는 자신의 점심으로 그날 수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을 것입니다. 아이는 예수님을 본다는 생각만으로 너무나 기뻤고 엄마가 사준 도시락을 둘러메고 언덕으로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성경 속 그 아이처럼 여기에도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무척 좋아하여 예수님을 보고 싶어 하고 천국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교회 가기를 좋아하고 곧 있을 여름캠프를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2017년 6월 23일 금요일, 그 아이에게 사고가 생겼습니다. 엄마를 따라 금요기도회를 가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그 아이가 바로 저의 아들, 막내 예성이랍니다. 아홉 살 예성이는 그날 결국 교회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천상의 교회인 천국으로 갔습니다.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님들은 사고 소식으로 너무 큰 충격에 설교를 듣는 대신 한 시간 내내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교회학교 선생님이 예성이를 위해 기도하실 때 누군가 어깨를 두드려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데 이런 음성이 들렸다고 합니다. “선생님, 저 괜찮아요.” 그 선생님은 나중에 예성이가 천국에서 한 말로 들렸다며 저희 가족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2. 밀알

예성이는 평소에 늘 천국 이야기를 해달라고 엄마에게 졸랐습니다. 학교나 교회나 동네에서 언제나 해맑고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목사인 아빠는 부끄럽게도 잘하지 못했던 전적인 헌신과 희생을 예수님께 다했습니다. 오병이어의 그 아이처럼 말입니다. 자신을 아낌없이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믿음과 사랑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예성이가 심은 씨앗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틀림없이 맺을 것입니다.

3. 겟세마네

예성이를 보낸 저희의 가슴에는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맑았던 아이의 눈망울이 바로 저희 앞에 있어야 채워지는데 말입니다.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막 14:36). 저도 하나님께 여쭸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왜 예성이를 일찍 데려가셨나요.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뜻이라면 예성이를 데려가지 않으셔도 되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하나님 아버지의 큰 뜻과 더 큰 고통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고통이었습니다. 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버릴 수밖에 없는 거기에 더 큰 사랑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저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독생자 예수님을 잃으시는 커다란 고통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아버지의 그 고통의 자리를 사랑과 순종으로 메꾸시고 아버지의 고통에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십자가로 예성이를 먼저 보낸 저희의 빈 가슴을 메꾸어 주십니다. 이제 예성이를 생각할 때마다 십자가를 생각합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님의 그 사랑과 순종, 그리고 고통을 생각합니다.

4. 교환

예수님은 교환의 대가이십니다. 슬픔 대신 기쁨을, 절망 대신 소망을 주시고 결국에는 예수님 자신으로 바꾸어 주시니 말입니다. 모리아 산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을 아낌없이 바쳤습니다. 그랬더니 어린양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어린양은 예수님의 표상입니다. 하나님은 이삭 대신 예수님으로 바꾸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예성이를 교회와 바꾸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의 모리아 산이 오늘 저희가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5. 사명

주님은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하시며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제 교회를 통해 많은 생명들을 바라봅니다. 특별히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장애인들을 향한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예성이가 저희에게 준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천국의 메시지를 연약한 장애인들에게 아낌없이 주고픈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경기도 포천에 장애인 교회와 공동생활가정인 ‘예수사랑교회’와 ‘예성의 집’을 2019년 1월에 개척했습니다. 열린비전교회를 통해 개척한 ‘하늘비전교회’와 함께 또 하나의 몸된 교회가 개척예배로 세워지는 감격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저희도 또 힘을 합쳐 또 하나의 교회를 세우길 기도합니다.

주님은 두 가지 사명을 주셨는데 첫째는 교회입니다. 자녀는 축복의 기업이요 선물인데 이제 예성이 대신 축복의 기업과 선물로 교회를 세우게 하셨습니다. 한 생명을 통해 많은 생명을 맡겨 주신 줄로 믿습니다. 우리 교회가 사랑을 주는 교회, 약속의 교회, 축복의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둘째는 장애인 공동체입니다. 세상에 많은 영혼들이 있지만 우리 교회가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영혼들을 장애인으로 삼았습니다. 저희는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돕고 섬길 수 있기에 주님이 주시는 능력을 힘써 의지하여 장애인들을 섬기려 합니다.

예성이를 통해 심겨진 믿음과 사랑의 씨앗을 이제 발달장애인들에게 심고 믿음과 사랑의 천국을 이루어 예수님의 생명과 소망을 함께 가지려 합니다. ‘예성’이라는 그 이름의 본뜻처럼 예수님의 성품을 따라 서로 사랑하고 아껴 주는 구원의 공동체를 이루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6. 감사

하나님은 이 교회가 세워지기까지 참으로 많은 은혜와 능력과 복락을 주셨고 교회와 장애인공동체에 필요한 모든 것을 돕는 손길을 보내 주셨습니다. 이제 저희의 간절한 기도제목은 저희들이 평생 성령님께 붙들린 자가 되고 끝까지 이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입니다. 함께 간절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