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빈 둥지 증후군’과 그 극복을 위한 대안_서자선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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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둥지 증후군과 그 극복을 위한 대안

 

< 서자선 집사, 광현교회 >

 

중년기 성도들은 다양한 방법과 영역으로 봉사의 폭 넓힐 자원들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생물학적 나이로는 40-50대의 연령대로, 자녀 양육과 교육이 어느 정도 끝나는 시기의 주부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중년의 주부가 자기 정체성 상실을 느끼는 심리적 공황 상태를 일컫는다.

 

대다수 주부들은 그동안 자기 삶의 목표나 열정이 주로 자식들에게 집중되어 왔었기에 이 시기에 이르게 되면 상당한 크기와 무게의 허전함과 공허함을 겪게 된다. 때문에 인생의 후반부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몰라 정서적인 방황은 물론이고 남은 시간과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서성이고 헤매게 된다.

 

이처럼 자신이 중년의 시기가 될 때까지 남은 인생에 대한 준비가 미처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대다수의 중년 신자들에게서는 신앙생활조차 역동적이지 못하고 헛헛하며 피상적인 것에 힘겨워 하게 된다. 결국 신자로서 신앙고백은 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진정한 삶의 보람과 기쁨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고 신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언저리에서 그저 배회하는 입장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현상은 한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많은 교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은 물론이고 교회의 지도자들은 여러 성도들이 가지고 있는 각양 은사들을 발굴하고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 곧 각 사람의 다양한 은사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구체적이고 창의적으로 섬기고 나누는데 활용되도록 기여하는 삶이 되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교회에서는 모든 신자들이 성경적인 세계관에 근거해서 자신들에게 맞는 각양 은사들을 살려 봉사할 때 각각의 신자들의 삶에서는 자발적인 희생과 헌신이 따르게 되며, 이로써 다양한 방법과 영역으로 봉사의 폭이 넓어지고 활성화되어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점검하게 되어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 대해 실제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곧 세상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거나 혹은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제 문제들에 대하여 성경적인 관점으로 보고 말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각양 은사를 통해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알지 못했던 마음의 소원을 감지하고 소명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거룩한 신자로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이렇게 구별된 성도들의 손과 발로써 이루어지며,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은 스스로 움직이고 찾아 가는 신앙인이 되어 가는 것이다.

 

특별히 중년의 성도들은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경제적으로 능력과 자원이 안정적인 경우가 많고 전문 인력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교회 현실의 상황 분석도 없이 교회가 획일화된 방법만 고수하다가는 성도들이 소유한 자원들을 신앙적으로 바르게 발휘하지를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는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섬김과 나눔의 영역이 대부분 오래되고 구태의연한 방법과 종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은사나 혹은 시간적인 여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또는 의무적으로 봉사하게 된다면 그 열매도 더디고 때로는 불평이 잦아지며 그 일에 성실하게 임하지도 못하게 된다. 아무리 열정과 열심이 있다 할지라도 지금 당장에라도 가능한 사역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를 오랜 시간 방치하게 되면 다시 타성에 젖은 신앙인으로 전락하거나 또는 무기력한 삶에 안주하거나 아예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기도 한다.

 

‘지금이 좋사오니’ 하는 편안하고 태만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교회의 회원으로서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를 종용한 것은 1차적으로는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2차적으로는 교회 지도자들과 직분자들의 안일한 갈무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와 방법으로 지금까지 교회들이 신앙생활을 지도해왔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세상으로 나가서 힘을 발휘할 저력 있고 의식 있는 신앙인들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도’라는 단어조차 얼마나 피상적이고 무색해지고 있는지 모른다.

 

교회는 동일한 상품을 찍어 내는 공장이 아니다. 많은 성도들에게 있는 다양한 은사와 시간과 자원을 자발적인 희생과 헌신으로 나아가도록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일할 사람들을 키우고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내보내어야 한다. 누군가 ‘교회는 세상으로 향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교회에서는 지도자들과 직분자들과 성도들 사이의 철저한 동역자 마인드가 급선무이며 실제로 교회는 온통 넘쳐나는 자원의 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밭을 제대로 가꾸지 않아서 말라 죽어가는 무궁한 자원들을 보면서 훗날 무엇이라고 변명할 것인가? 우리 주변을 보면 뻔뻔하고 염치없는 사람들, 희생과 양보를 모르는 사람들, 불의하고 악독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우리 신자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이럴 때 몸으로만 때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의식의 전환과 정체성을 바로 정돈하고 실천하는 준비된 성도들이 필요하다.

 

우리들은 각종 불의와 비겁한 일들과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대처하고 그들을 돕고 변화시킬 수 있는 손과 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