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섬기며| 더 큰 것을 소망하며 _ 배경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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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섬기며

 

더 큰 것을 소망하며

– 아들의 PK 수련회

 

<배경훈 목사 _ 양문교회>

 

PK수련회에 참석했던 아들에게 일어난 변화

그 감동이 모두에게 계속되기를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및 네 대대 후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창 17:7).

얼마나 아름다운 복락의 언약인가! 이 언약을 기초로 내 아이들이 유아 세례를 받았다. 그 아이들은 아직도 어리다. 입교 예식을 거쳐 정식으로 교인이 되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내가 목사이니 당연히 입교를 위한 교육을 받으라고 할 것이고, 그러면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교육에 임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겉으로야 묻는 말에 ‘예’라고 답은 하겠지만, 정말 속마음이 그럴 것인가 하는 염려가 내 안에 진작부터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염려 중에, 이미 자녀들을 PK수련회에 보내 보았던 목사님들의 말을 듣고, 열흘 후 중학교에 입학하는 첫째 아들을 PK수련회에 참석시켰다. 그런데 첫날 저녁, 설교 후 기도 시간에 눈물을 펑펑 흘리며 기도하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속으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녀석이 무엇 때문에 울면서 기도하고 있는 거지? 아직은 어리지만 나름대로 PK로서의 어려움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뭔가 다른 깨달음이 있어서 그런 걸까?’ 이런 물음은 셋째 날까지 이어졌다. 아들은 둘째 날도, 셋째 날도 설교 후 기도 시간에 눈물을 훔쳐가며 기도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에게 물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PK수련회에 참석했는데, 어땠니?”

“정말 좋았어요.”

“뭐가 그렇게 좋았어?”

“다른 PK, OK 형과 누나들이 정말 잘해 줘서요. 제가 다른 곳에서 여기서와 같이 행동했다면 친구들이 싫어하고 디스(disrespect)했을 텐데, 여기서는 아무도 그러지 않았어요. 오히려 칭찬하고 격려해 주었어요. 격하게 환영해 주는 분위기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안아 주고, 함께 기도해 주는 것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랬구나. 그런데 기도하면서는 왜 그렇게 울었어?”

“내가 정말 죄인이구나 하는 것이 마음속에 확실히 깨달아져서요. 지금까지는 아빠 설교 들으면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머리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수련회에 참석해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이 정말 나 때문이구나’ 하는 것이 정말 마음속 깊은 데서부터 깨달아졌어요. 그래서 눈물이 났어요.”

첫날 저녁 집회 후, 아들에게 “목요일에 졸업식이 있어서 수요일에는 내려가야 할 텐데, 몇 시쯤 내려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은, “수요일 저녁집회 다 마치고 가면 안 될까요?” 하고 대답했었다. 그냥 재밌어서 그런가보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변화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 부모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중, 아들이 베프(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OO야,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몰라. 지금 점심 먹고 집에 가는 도중에 죽을 수도 있어. 우리는 늘 죽음을 준비해야 해. 예수님을 믿어야 해.”

아내가 토요일 저녁에 “요한아, OO에게 내일 아침에 예배 빠지지 말고 오라고 전화해라”라고 말하면, 짜증 섞인 말로 “전화 안 해도 온다구요”라고 답하던 녀석이 제 스스로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다니!

그리고 그날 저녁, 학원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옆을 지나는 멋진 스포츠카를 보며 “와우, 멋있다. 저게 어느 회사 차지?” 하더니, 바로 이어 “하지만 저런 것들은 다 헛된 거야. 저런 것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돼. 돈에 흔들리는 인생이 되어서는 안 돼.”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예비중학생으로 PK수련회에 참석했던 아들에게 일어난 변화이다. 목사인 아빠 때문에 끌려나오던 신앙에서 탈피한 것이었다.

목사들은 안다. 아이들이 수련회 당시에는 시뻘겋게 달아올랐어도 삶의 현장으로 돌아오면 금세 사그라진다는 것을. 나 역시 그랬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 첫째 녀석의 변화도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는 죄인입니다”, “예수님이 저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것을 확실히 깨달았어요”라는 그 고백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더 큰 것을 소망하며 기도하게 된다.

수련회장에서 돌아오는 내내 속으로 울컥울컥하게 만들었던 첫째 녀석의 그 고백이, 목이 메어 올 정도로 내 마음을 흔들었던 아들의 그 고백이 둘째와 셋째 아이들을 통해서도 재현되기를…… 부디 이 감동이 모든 목회자와 그들의 자녀들에게 계속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신실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Soli Deo,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