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애국(愛國)과 매국(賣國) _ 남웅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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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애국(愛國)과 매국(賣國)

 

<남웅기 목사 _ 바로선교회>

 

아무리 좋은 일도 보다 더 좋은 일을

망치게 하면 그건 선이 아니라 악이다

 

지난 광화문 3.1절 100주년 기념식 행사가 의미 있게 진행된 것 같다. 정부에서도 힘을 쏟았고 매스컴도 함께 장단을 맞춘 결과인 것 같다. 독립선언서 국민낭독 연출도 좋았고, 독립유공자 해외 후손을 대거 초청한 것도 좋았고, 대통령의 기념사도 좋았다. 국민들의 관심도도 예전보다 뜨거웠고 게다가 날씨마저 좋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국민들 가슴에 찬물을 끼얹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황당한 결말이었다. 봄바람 맞으러 나갔다가 된서리 맞은 기분이다. 그래서 우린 이날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었고, 노래를 불러도 즐거움이 아니었다.

전 국민이 하나 되어 만세운동을 벌인 지 100년, 임시정부가 들어선 지 100년 만에 얼어붙은 한반도에 이제야 봄이 오나 했던 기대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3.1운동의 진정한 결실은 남북의 하나 됨에 있다. 하다못해 땅이라도 연결되어 자유왕래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혈육이 상봉하는 수준이라도 기대했는데, 또 언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안타깝다. 올해 유난히 3.1절 열기가 더해진 건 3.1절 그 자체보다 100주년이란 숫자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3.1절은 해방 이후 줄곧 이처럼 뜨거웠어야 마땅하다.

우린 3.1절이면 누구나 유관순 열사만 입에 올리고, 좀 더 유식하면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 의사를 떠올리게 되지만 어디 그뿐이겠는가? 드러내고 기려야 할 애국지사와 독립지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 나라를 되찾겠다고 가족과 재산과 생명을 내던지며 떨치고 일어섰던 그들이다. 그들은 가망성을 바라보고 나선 게 아니라 당위성 하나만을 좇아서 맨몸으로 총칼을 든 침략자들과 싸웠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름조차 알지도 못하고 기억도 하지 못하고, 되살릴 생각도 없이 지난 74년을 살아왔다. 그 침략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제 민족을 학대하며 제 한 몸 부귀영화를 누린 매국노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말이다. 친일청산이 안된다면 3.1운동 100주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친일세력들의 기반이 워낙 강고하여 이들을 청산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유치원법 하나를 개정하려고 해도 기존 유치원 운영자들이 자기들의 이익이 침해당한다고 완강히 저항하는 것을 보면 알만하지 않는가?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친일세력과 친일사학과 친일근성은 제거되어야만 한다.

친일세력들은 흔히들 ‘친일도 애국의 한 방편이었다.’는 말로 얼버무리지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좋은 일도 보다 더 좋은 일을 망치게 하면 그건 선이 아니라 악이다. 한 민족에게 있어 그 나라는 그 민족이 지켜내야 할 최고의 가치요 최고의 선이다. 지켜내야 할 내 나라가 내 삶의 목적이 된다면 내 행위가 애국이 될 수 있지만. 내 나라를 내 삶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 행위는 예외 없이 매국이 될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것을 위해 내 것을 다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매국노들이 큰소리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얼이 없는 껍데기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친일세력과 적폐는 청산돼야 마땅하고, 그간 역사에 잊히고 제쳐 진 이름들은 기억하며 되살려야 할 것이다.

애국과 매국은 내 나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그의 나라. 즉 하나님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애국을 입에 달고 산다고 애국자가 아니듯, 주의 이름만 줄곧 부른다고 하나님의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들이 일본의 선진문명에 혹하고 총칼 앞에 두려워 비굴하게 나라를 팔아먹은 것처럼, 죄악 세상과 쉬이 타협하며 영생의 고귀함과 그의 백성 됨의 존귀함을 욕되게 하는 이들이 많다. 싸우다 뺏길지언정 비굴하게 미리 내주면 안 된다. 뺏긴 것은 되찾을 수 있으나 내준 것은 돌려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