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작은 사랑과 섬김으로 노인들을 섬기자
<이종석 목사_좋은교회 / 광주동구노인종합복지관장>
한국교회는 노인 문제를 함께 안고 지역 사회에서 작은 일부터 섬김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
국민의 평균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노인 인구의 숫자와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1900년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2.9%이었는데 2000년에는 7.1%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고 2022년에 가면 14.3%가 되어 고령 사회에 들어가며 2030년대 초반에는 21%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필자가 사역하는 광주도 동구의 경우 17%가 넘는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인접 전남의 경우에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은 거대한 쓰나미 같은 물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80세가 넘어 심신 기능이 허약하고 경제력도 부족한 후기 고령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갖는 4대 문제는 질병과 빈곤, 소외감으로 인한 외로움, 그리고 역할이 없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만성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우리 경제 발전의 주역이면서도 절대빈곤층이 되어 날마다 생존과의 싸움을 하며 살아야 하는 어르신들이 주변에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핵가족제도와 고도의 정보산업 사회가 되면서 노인들은 더욱 소외감을 느끼며 자식들로부터도 외면당하는 방치된 존재로 전락한 어르신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건강한 사회는 어르신들의 가치가 인정되고 어르신들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여야 합니다.
‘노인 복지는 내일이 없다’는 말처럼 노인 복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20만 원이 적은 돈 같지만 어르신들에게는 큰 힘과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대상에서 탈락되어 돌아서는 어르신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노인이 되어서도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어르신들에 대한 투자는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그러기에 예산 정책 순위의 상위에 올려놓아야 하며 더 이상 노인의 문제는 개인이나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조만간의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우선과제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은 역사의 뿌리입니다. 일제 강점기 36년과 6.25전쟁, 식량을 책임진 농촌 경제 지킴이, 산업화, 4.19, 5.18, 6.10 민주 항쟁 등 마치 역사의 박물관과 같은 한 생애를 살면서 이 나라 유지와 발전의 주역으로 땀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길고 긴 줄을 서야 하는 소외 계층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어르신들을 절대로 굶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사회가 혼탁하고 양심이 마비된 도덕 부재의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 마음속에 선한 의지가 살아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보려는 강한 의지가 남아있다고 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역사의 구경꾼이 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모으기만 하면 우리는 이 땅에 작은 낙원들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사랑을 받을 수 없을 만큼 부요한 사람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로는 쉬운 일이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 사랑인데 작은 사랑, 작은 섬김이 모아지면 사랑의 홍수를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희생 없는 사랑은 결코 사랑이 아닙니다. 이 땅에 소외와 박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우리들의 희생적 사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특히 한국 교회는 우리 시대의 노인 문제를 기도하면서 함께 안고 가야 합니다. 도시든 농촌이든 동일하게 우리가 도울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피고 실행해야 합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노인복지를 위한 일들을 직접 운영하든 간접적으로 돕든지 교회 내적, 외적 참여 방법들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작은 일부터 섬길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도움이 돼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노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