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지행합일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칼릴 지브란은 “적게 알고 행동하는 것이 많이 알고 행동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아는 만큼만 행하라는 뜻으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쓰는데, 사실 이는 중국의 왕양명이 윤리적 지식과 실천은 병행돼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즉, 아는 일에도 힘쓰고 행하는 데도 함께 힘쓰라는 말로 풀이함이 적절하다.
우리 대부분은 안다고 하면서 그것을 잘 행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첫째,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리를 바르게 알면 진리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오해, 왜곡하거나 자기 편의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각과 행동의 결과도 달라진다. 둘째, 자신의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비양심 때문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못하며 맞는 것을 맞다고 못한다. 셋째는 대가를 지불할 용기가 없어서이다. 아는 것을 실천하려면 불편하기도 하고 훈련도 필요하고 많은 난관을 겪어야 한다. 사람들 틈에서 적당히 인정받으며 살고 싶거나 따돌림 당할까 두렵다면 진리대로 살 용기가 나질 않는다. 대부분은 넓은 문, 넓은 길로 간다. 편한 길, 보기 좋은 길만을 골라서 간다. 그렇게 해서는 진리대로 행동하는 삶은 아득히 멀다.
무엇이 진리이며 정의인지를 잘 알고 그대로 실천하는 일은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칭송을 받는다. 왜냐면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다수의 삶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진리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본다. 그러나 외롭지만 진리의 길을 따라 사는 것이 주님의 제자다운 삶이다. 주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셨다. 그리스도인은 믿음 위에서 주님의 진리를 제대로 알고 선한 양심을 깨우며 용기 있게 행할 때 참 제자답게 살 수 있다.
일본 극진 가라데의 창시자 한국인 최배달은 “실전 없이 증명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술의 이론이 화려하고 풍성해도 그것이 실전에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니 각고의 훈련과 부단한 실전 노력이 늘 병행돼야 함을 가르친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지행합일도 단순한 언행일치를 넘어선 실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뜻에 절대 순종함이다. 진리를 바로 알기에 힘쓰고 사회 속에서 그 말씀대로 실천함에 부단히 힘쓰는 것. 그것이 진리를 증명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