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균 합신 총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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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취임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제10대 총장 정창균

하나님께서는 지금 한국교회에 절호의 기회를 주시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망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역사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교회는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신자가 신자다워져야만 하는 교회 역사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 한국교회는 매우 중요하고 획기적인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기회의 한 복판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와 합신 교단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합신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질문을 물어 보아야 합니다.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한 복판에 이 작은 무리가 정통 개혁주의 신학운동의 선봉에 선 그룹으로, 그리고 바르게 신학하고 바르게 교회를 세우고 바르게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받으며 부각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가? 그것은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 시대 교회에 공적인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부응하기 위하여 몇 가지를 힘쓰고 몸부림쳐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신학의 현장화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신학함이란 무엇인가? 신학교육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재논의와 반성이 필요합니다. 신학적 지식의 습득과 신학적 사고력, 그래서 이루어지는 신학실천을 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신학함의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어내는 신학교육을 위하여 우리는 교육원리와 방법과 자세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다른 신학을 만들어내려는 작금의 모든 노력들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위대한 개혁파신학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신학이 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둘째는 신학교의 대중화입니다. 신학교의 역할과 있어야 될 자리에 대하여 진지한 논의와 반성이 필요합니다. 신학교는 열심히 도를 전수하여 어느 시점이 되면 현장에 가서 책임 있게 살도록 제자들을 하산시키는 산위에 있는 외딴 성과 같아서는 안됩니다. 신학교가 교회 현장으로 파고들어 가서 그들 가운데 있기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가 될 사람들만이 아니라 신자들이 자유롭게 신학교를 드나들며 신앙인격을 연마하는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신학교는 교회 지도자를 가르쳐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를 가르쳐야 됩니다.

세째는 합신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최대한 결집하고 동력화 하는 것입니다. 동문들이 하나같이 자기가 나온 학교를 그렇게 애정을 갖고 헌신하고,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이 학교 나온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동문은 아마도 합신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자랑스러운 동문들과 학교가 어떻게 결집하고 일체감을 이루어 이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를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합신만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저력이 있습니다. 합신 교단입니다. 개교 당시 합신은 정부의 정책에 의하여 교단이 없는 무인가 신학교로 분류되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합신의 정신을 높이 사고 합신의 가치를 인정한 한국교회의 여러 지도자들이 모여서 합신이 법적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합신 교단을 형성해 주었습니다. 이제 학교와 교단이 일체감을 갖고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고 목회현장을 세워가는 일에 일정의 역할을 공유하고 분담하면서 시대적 부름에 부응한다면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안에서 기도의 회복을 통한 경건을 체질화하는 것입니다. 개교 직후 우리의 스승이신 박윤선 목사님께서 어느 기자와 나눈 인터뷰를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합동신학교를 어떤 신학교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즉각 대답하셨습니다. “기도를 정밀하게 하는 학교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분은 신학운동은 학문운동인 것과 동시에 기도운동이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며 우리를 가르쳤습니다. 합신은 무엇보다도 기도를 정밀하게 하면서 경건을 체질화하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합신의 신학운동은 학문 운동임과 동시에 기도 운동이 될 것입니다. 모든 합신 동문들과 재학생, 그리고 교단 목회자 여러분. 합신의 이 위대한 시대적 부르심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