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작은 교회 여름 성경학교와 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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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 여름 성경학교와 수련회

교회학교 여름 행사를 준비하는 시기다. 지난 5월 말 총회 교육부가 주관한 계절 성경학교 노회 강사 초청 세미나가 있었고, 6월 중 각 노회별로 교사 강습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참여하는 교회 수가 많지 않다. 많은 교회가 외부의 전문 사역기관 컨텐츠를 선호하고 교단 공과 사용을 주저하는 측면도 있다. 교단 공과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함께,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인해 자녀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충분히 담아 내지 못하는 내재적 한계도 있다. 이를 위해 교단 차원에서 개혁주의 신앙에 입각한 좋은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도록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과 상설 기관을 세워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교재를 개발하는 일에 과감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각 교회도 한정된 자원으로 교재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총회 교육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문제는 강습회 참여는 차치하고 아예 여름 행사를 하지 않는 교회들이다. 중소형 교회로 갈수록 교회학교 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실에 여름 행사도 점차 축소 내지는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면 이대로 교회학교 교육을 포기하고 주저앉아 있을 것인가? 교회학교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교회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회의 몸부림은 있는가?

적은 인원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도출할 수 없기에 패배주의에 사로잡히 거나 나약한 감정에 빠질 수 있다. 어차피 해도 안 될 것이라는 생각, 누가 보더라도 현재의 교회학교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구조라서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아도 그조차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교회 역사는잘 갖추어진 환경이었기보다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것을 극복해 온 역사다. 지금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열악해진 환경을 핑계 삼지 말고 복음의 진리와 사랑으로 양육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 주어진 여건 안에서 그 환경과 인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무엇인가 시도해 보아야 한다.

인원과 재정이 충분한 큰 교회는 여름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작은 교회는 여러모로 상황이 어렵다. 하지만 작은 교회라서 할 수 있는 여름 행사를 생각해 보자. 어떤 교회는 주일학교 인원이 십여 명밖에 되지 않지만, 그 인원 구성 덕분에 여름 성경학교를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한다. 인원이 적어 이동이 쉽고 장소를 구하기도 쉽다. 예배와 성경공부 이외의 행사도 소수에 맞는 특별한 내용으로 한다.

예배와 성경공부를 진행하고 견학이나 체험 활동을 떠난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목사와 함께, 또는 사모와 함께 오붓하고 즐거운 추엇을 만들어 낸다. 또 어떤 교회는 사택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한다. 어린이들이 피자를 함께 만들어 먹으며 즐거 워한다. 이렇게 자기 교회 형편에 맞게 창의적으로 하면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단정을 짓고 포기하기 전에 현실에 맞는 각 교회만의 여름 행사를 구상해볼 수 있다.

부정적 관성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인원이 적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자. 이 여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 않으면 더 하지 않게 되고 그것을 정당하게 여기는 변명만 더 세련되게 하면서 되고 게으름에 빠질 뿐이다. 하면 또 하게 되고 다음에는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얻게 된다. “관점은 우주적으로 가지나, 드러남은 작고 사소한 것이어야 한다”는 자크 엘룰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모든 환경이 갖춰지면 잘할 수 있겠 다는 몽상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시도해 보는 이번 여름이 되도록 하자.